“경찰 인권 개선돼야 시민인권도 돌볼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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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인권 개선돼야 시민인권도 돌볼수 있어”

  • 승인 2017-08-20 12:05
  • 신문게재 2017-08-21 8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대전서 전국 경찰관 대토론회서 주장제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경찰 노조’ 설립

인력 재배치·입직경로 단일화 요구도




“시민들의 인권을 지키는 업무를 맡고 있는 현장 경찰관들의 인권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경찰 노조 설립입니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 주최로 19일 대전 효문화마을 대강당에서 열린 ‘시민과 경찰의 인권개선을 위한 전국 경찰관 대토론회’에서는 “경찰관 인권이 개선돼야 시민 인권을 돌볼 수 있다”는 현장 경찰관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 경찰관과 일반직 공무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선 인권경찰로 거듭나려면 일선 경찰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상급자들의 ‘갑질’ 등 부당한 행위를 감시할 노조가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한 경찰관은 “지나친 실적경쟁을 비판했다고 파면당해야 하는 경찰, 강압적 감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경찰, 야간근무로 생명이 단축되는 경찰들에게 인권경찰이 돼 사회적 약자 인권을 옹호하라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직장협의회와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자급과 일선 경찰관들 간 상설 대화창구를 운용하고, 궁극적으로는 경찰노조 설립을 허용하는 입법이 이뤄지도록 국회를 상대로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찰 인력 재배치로 현장 인력이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파출소, 지구대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열악한 업무 환경에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는 데도 개선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사법 권한을 가진 경찰 병력을 현장으로 다시 재배치해야 한다”며 “굳이 경찰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은 행정관, 주무관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고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주무관의 현실도 공개됐다.

토론회에 참가한 한 주무관은 “13년 경력의 주무관 월급이 순경 3호봉 봉급과 비슷, 입직 경로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차이는 너무 극심하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적극 추진하는 만큼 경찰 내부에서도 인력 재배치와 주무관의 정규직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지구대·파출소에서 교대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철야근무 도중 4시간 휴식하도록 보장해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실적주의와 시험승진제를 폐지하고 경찰 입직경로를 순경으로 단일화하는 방안, 계급체계의 폐단 해소를 위해 보직만 남겨두고 전 경찰관의 단일호봉제를 시행하는 방안 등도 진지하게 거론됐다.

폴네티앙 회장을 맡고 있는 류근창 경위는 “오늘 토론회 목적은 경찰관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 인권을 경찰이 어떻게 더 보호할 수 있을까 논의하고, 그 방안에 대해 건의서를 작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 대표적 의견그룹인 폴네티앙은 이날 제시된 의견을 취합, 경찰 내부망에 올려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이달 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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