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청 “정수 시설 있어 먹는 데 문제 없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의 녹조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 올여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영양염류가 크게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를 기해 대청호 회남(보은) 수역의 조류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지난 10일 1만 8724cells/㎖였던 남조류 세포수가 나흘만인 지난 14일 8만 5734cells/㎖로 4배 넘게 불어났다.
이에 수심이 깊어 녹조가 잘 보이지 않던 호수 중앙 지역까지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녹조 띠가 관찰되고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문의(청주) 수역도 녹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남조류 세포 수가 5244cells/㎖로 집계됐다. 회남 수역보다는 심하지는 않지만, 확산세는 마찬가지다.
아직 특보가 내려지지 않은 대전 추동 수역도 발령 수준 단계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동(대전 동구) 수역은 남조류 세포수는 1088cells/㎖로, 다음 측정 때도 남조류 세포 수가 1000cells/㎖를 넘는다면 관심 단계가 발령될 수 있다.
대청호의 빠른 녹조 확산은 올 여름 많은 장맛비가 내리면서 영양염류가 크게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대청호는 금강 중류에 설치된 대청댐에 의해 형성된 인공 호수로, 저수 면적보다 유역 면적이 44배나 넓다.
호수 모양이 구불구불 해 비가 오면 오염물질 유입이 많고, 물의 체류시간까지 162일로 길다.
이 같은 조건은 녹조가 형성되기에 좋은 조건이다.
또 대청호 주변 지역에 축사가 밀집돼 있어 치우지 못한 가축분뇨가 조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과 질소를 함유한 채 유입되면서 녹조 확산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게 금강청의 설명이다.
소옥천 일대에는 소 축사(약 1만 500마리)가 밀집, 하루 평균 160.7㎥의 가축분뇨가 배출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올해 주민들과 캠페인을 벌여 84t의 축산 분뇨를 치웠지만, 아직 남아 있는 500t의 분뇨 가운데 일부가 이번 장맛비로 대청호로 쓸려 내려왔다.
금강청 관계자는 “대청호 녹조의 주된 원인의 하나가 가축분뇨”라며 “지역 주민과 함께 분뇨치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녹조 자체에 독성이 있으나 정수 과정에서 모두 제거돼 먹는 물로 유해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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