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치킨, 삼계탕 등 업체 소비자 발길 뚝
계란살충제 파동으로 대전지역 외식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다. 지난 15일 정부의 계란살충제 발표 이후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외식업계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한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계란살충제 파동 이후 첫 주말 이전보다 줄어든 손님 탓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살충제 계란 부적합 농장 명단에 대전 1곳, 충남 8곳이 포함되면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서구 둔산동에서 만난 소비자 A씨는 “경기와 전북 쪽에서만 살충제 계란이 있는 줄 알았는데, 대전과 밀접한 충남에 8곳이나 된다는 보도를 접한 후 계란 관련한 음식을 접하기가 꺼려진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비자의 불신은 곧 외식업계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대전 서구의 한 김밥집은 주말을 맞았지만,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계란을 빼고 음식을 주문하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계란이 들어간 수제비와 만둣국 등도 전주보다 30%가량 줄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어들어 큰일”이라며 “하루빨리 살충제 계란 파동이 멈추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름철 가장 많이 팔리는 냉면집도 큰 피해는 아니지만, 전주 주말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서구의 한 냉면집 업체 관계자는 “냉면 주문 시 기본으로 제공되는 계란을 빼고 달라는 손님이 더러 있었다”며 “음식 특성상 계란에 대한 여파가 크진 않지만, 전보다 손님이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계란과 관련된 음식들은 피해가 상당하다.
치킨과 삼계탕 등도 전주보다 손님의 발이 끊기면서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지속됐던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대량 살처분으로 시름을 앓았던 치킨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란살충제 파동까지 이어지면서 피해가 막심하다. 배달을 전문적으로 하는 서구 중촌동의 한 치킨집은 전주보다 20%가량 주문량이 줄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인근에 치킨집이 많아지면서 안 그래도 경쟁 탓에 잘 팔리지 않는데, 지난해 AI, 올해는 살충제 계란 파동에 예년과 같은 어려움이 계속되진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삼계탕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전주 주말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 업체 역시 지난해 AI로 손해를 입은 뒤 올해도 계란 살충제 파동으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 업체 업주는 “경기침체로 말복을 제외한 나머지 영업일 매출이 그다지 좋지 못하는데, 올해는 계란까지 속썩이면서 전보다 찾는 이들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그나마 말복 이후에 터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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