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위기 등 국내외 현안에 우선순위 밀리나 우려 제기
새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음에도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서 제외된 충청권 등 전국 시도별 지역공약 이행이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북핵 위기 속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미FTA 재협상, 증세 등 각종 국내외 현안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역공약이 어떤 절차로 진행될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언론 질문에 “지역공약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TF를 구성해서 하나하나 다듬어가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가 인수위 없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는데 너무 급하게 재촉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역공약에 대한 애정과 추진의지를 강조했지만, 이에 대한 이행을 위한 로드맵과 관련 사실상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전국 지자체별로 공약한 굵직한 현안들이 대부분 빠져있다.
다만, 향후 지역공약을 보완, 발전시켜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문 대통령 지역공약은 모두 143개로 17개 시도공약이 130개, 시도간 상생공약이 13개 등이다.
충청권의 경우도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 등 행정수도 완성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누락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전의 경우 4차산업혁명특별시 육성,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대전의료원 건립 충남은 천안아산 KTX역세권 R&D복합지구, 장항선복선전철화 등이 수록돼 있다.
세종은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세종국가산업단지 조성, 충북은 바이오헬스 혁신융합벨트, 태양광 기반 에너지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초기 외교안보 상황 등이 불안한 가운데 지역공약이 각종 국정현안에 밀리면서 이행시기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로 새정부의 주요 관심사는 외교안보 분야에 치우쳐 있다.
미국과의 한미FTA 재협상과 국내 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증세문제를 둘러싸고도 국론통합이 안 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 속 야당과의 협치 전략도 세워야 하며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이라는 커다란 어젠다도 놓여 있다.
이래저래 새정부가 지역공약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새정부 초기 챙겨야 할 국내외 현안들이 많이 있지만, 지역 공약은 문 대통령과 국민과의 약속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만큼 하루속히 TF가 구성돼 본궤도에 올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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