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문제로 인해 민선 4기때부터 논의돼 왔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시가 민간투자로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다. 문지지구 주거단지의 입주로 지역민들의 이전 요구는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최근 지역에서 하수처리장 이전이 거듭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이른바 피맥(PIMAC)의 민간투자제안서 경제성(B/C) 분석과 투자 적격성 검토 결과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이유였다. 주민들이 이전 촉구를 요구하는 서명부까지 냈다.
왜 그럴까. 정부가 달라진 기준을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피맥은 최근 이전이나 재건설 등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에 엄격한 타당성 조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이 재정사업이든 민자사업이든 사업 추진 자체를 어려워지게 만들었다. 당초 하수처리장은 환경기초시설이라는 법정필수시설로서 편익 비용(B/C)과 사업 추진상의 위험요인 등 정책성 분석을 비롯해 지역균형발전분석을 종합 평가한 사업타당성종합평가(AHP)와는 무관하게 추진돼 왔다.
문제는 타당성 조사 강화가 법정필수시설 여부로 좌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법정시설이긴 해도 법정‘필수’시설은 아니라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고, 기재부와 피맥이 이를 근거로 사업타당성 검토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는 하수처리장이 도로나 철도처럼 수익사업이 아닌 하수도법에 따른 환경기초시설이자 법령에 따른 필수시설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치 않는 격이다.
타당성 평가에 대한 기준도 명확치 않다. 원촌동 하수처리장 이전 문제를 둘러싼 주민들의 반발 핵심은 타당성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다. 현 예비타당성 및 민자적격성 조사 기준엔 하수처리장 편익 지침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의 하수처리시설 편익 기준의 항목이라는 게 생물학적산서요구량과 총인 등이다. 이를 환산하면 경제성은 사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으로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즉, 명확한 편익 산정기준이 부재한 채 경제성 확보를 논의한다는 얘기다.
물론, 피맥이 민자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할 때는 AHP로 정책적 분석과 지역균형발전 분석을 종합 검토한다. 이 경우도 논란 여지가 있다. 지역균형발전 항목에서 대전은 주변이 개발돼 있어 지역낙후도에서 최하 등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이 도시 개발로 인해 이전되는 것을 고려하면 사업타당성을 분석하는 것으론 부적합한 방법이라는 얘기다.
강우성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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