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홍주성 내 건립 불허하는 등 우여곡절 겪어
홍성군 “주차장이 홍주성 안은 아니지만 방문객들 볼 수 있어”
▲ 15일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홍성여고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홍성군의회 제공. |
‘평화의 소녀상‘이 광복절 홍성군에 건립됐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위원장 전양숙)는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15일 오전 홍주성 옆 공영주차장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김덕배 홍성군의장과 김석환 군수 등 기관ㆍ단체장, 학생 등 군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물놀이패 공연과 경과보고, 시상, 기념사, 홍성여고생의 시낭송ㆍ비문낭독, 제막 및 기념식수 순으로 진행했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지난해 7월 홍성군여성단체협의회가 주축이 돼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후, 보수와 진보, 이념과 정파를 넘어 각계각층의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면서 같은 해 10월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추진됐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1년 넘게 모금운동을 펼쳐온 결과 79개 단체, 460여 명의 군민 참여로 4100만 원의 성금이 모였으며, 여기에는 어린 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참여했다.
▲ 홍성군 홍주성 옆 주차장에 15일 건립된 홍성 평화의 소녀상./홍성군의회 제공. |
전양숙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장은 “빗물 한 방울이 모여 큰 강물이 되는 것처럼 군민들이 힘을 합쳐 역사를 바로 세우는 큰 흐름에 첫 발을 내디디게 됐다”며 “앞으로 소녀상이 우리의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장이자 역사의 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 1월 18일 “평화의 소녀상이 문화재(사적 제231호)인 홍주읍성의 역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홍주성역사관 내 건립을 불허한 바 있다.
추진위는 “홍주성은 의병들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장소이기에 항일운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홍주성 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해야 한다”며 반발했지만, 문화재청은 “90일 이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만 안내하면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지난해 12월 20일 홍성역 인근 고암근린공원에 소녀상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추진위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잠정 연기됐다. 홍성읍 대교공원에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역시 의견불일치로 연기돼 결국 홍주성 옆 주차장에 건립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군 관계자는 “주차장이 홍주성 안은 아니지만 홍주성을 찾는 군민과 관광객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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