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 남아 있는 일본 잔재 청산 어디까지 왔나?

  • 사회/교육
  • 교육/시험

교육현장에 남아 있는 일본 잔재 청산 어디까지 왔나?

  • 승인 2017-08-14 18:00
  • 신문게재 2017-08-15 9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훈화ㆍ훈시 등 일본식 한자 표현 사용 실태 조사 전무

대전 지역 학교 현장에 남아 있는 일본제국주의 잔재 청산을 위한 실태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교육과정 속에 독도 및 역사교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 남아 있는 일본 잔재 청산 노력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일본식 한자어나 일본어 투의 말은 대표적으로 훈화, 훈시, 조회, 사정회, 공람, 별책, 차렷, 경례 등이 있다. 동ㆍ서ㆍ남ㆍ북 등이 방위명이 포함된 학교명, 중앙ㆍ제일 같은 단어도 일제강점기 잔재로 보고 있다.



교육방식에도 일본 잔재는 여전하다. 학교에서는 여전히 개인 보다는 단체를 중시하고, 공동체에서 이탈되는 학생은 배척하고 있다. 이외에도 획일적인 깃발문화, 치열한 경쟁주의, 무조건 해야하는 군대식 문화 등이 있다.

문제는 타 시ㆍ도교육청과 달리 대전교육청은 교육현장에 남아 있는 일본 잔재 청산을 위한 노력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대구교육청은 광복 71주년이었던 지난해 학교 현장에 남아 있는 일본 향나무 없애기에 동참했으며, 경기교육청은 학교명에 포함된 동ㆍ서ㆍ남ㆍ북 방위명과 중앙ㆍ제일 등 단어를 변경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조회, 차렷ㆍ경례 등 일본식 문화 및 장학사, 장학관 등 의미와 역할이 바뀐 교육 행정 용어도 바로잡는 노력을 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충북교육청이 지난 2월 교육현장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일본식 한자어나 일본어 투의 말들을 순화된 우리말로 사용하도록 하고 교육에도 적극 활용하라는 공문을 산하 기관에 안내했다. 이와 함께 가이즈카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의 경우 교목 지정을 해제하고, 교체할 것도 요청했다.

반면, 대전교육청은 그동안 일본 잔재 청산을 위한 실태조사나 캠페인 등 별도의 활동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본 향나무가 식재된 학교나 교육현장에서 일본식 한자어 청산을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얼마나 청산됐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료 조차 없는 실정이다.

시교육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잔재 청산을 위해 노력한 만큼 학교 현장에는 일본 잔재가 청산됐을 것이란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 잔재 청산을 위한 시교육청 차원의 실태조사 등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훈화나 훈시는 교장선생님 말씀으로 순화됐고, 차렷ㆍ경례도 바른자세ㆍ인사로 순화돼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명 변경의 경우 동창회와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시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병로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현재의 획일적인 교육문화는 창의적인 시대로 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성세대가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배척하기 보다 인정하고 이해해야 창의적인 시대로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