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연중 9개월 이상 지속되고 향후 2년 이상 지속되는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국민의 생명ㆍ안전과 밀접한 상시ㆍ지속적 업무는 정규직을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경우 올 연말까지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고, 기관별 용역ㆍ파견 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끝나는 즉시 해당 기관에서 직접고용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없앨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달 20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에 이어 25일에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인사 담당자들에 따르면 정부가 늦어도 이달 말까지 정규직 전환 대상자 규모 등 실태조사를 마무리 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약속인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실적을 내려는 정부의 의지는 이해가 간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사회적 문제로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던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에도 찬성한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공약임에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 대한 애매모호한 기준은 물론 최대한 단축을 요구하는 실태조사까지 너무 급하게 추진되는 느낌이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예산 지원 규모 없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예산을 결국에는 각 기관에 떠 넘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으면 자고 싶다’는 말이 있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 추후에는 처우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최근 대전교육청 교육공무직 직원들이 요구한 처우개선안을 전부 수용하려면 400억여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규직 전환에 이어 처우개선까지 나중에는 수천억원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도 교육예산 중 대부분은 인건비다. 인건비가 늘어날 수록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할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적을 내기 위한 무리한 추진 보다 세부적인 검토와 계획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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