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영향에 중국 6개 도시도 등록 고심
86개 도시만 참여 확정…행사 수준 하락 우려
다음 달 대전에서 열리는 2017아시아ㆍ태평양도시정상회의(APCS)에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이 불참 의사를 통보한 가운데 사드 여파로 중국 참여 도시가 등록을 미루고 있어 ‘반쪽 행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주 미얀마 정부로부터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이 APCS에 참가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시는 수지 국가자문역의 건강이 악화돼 올 수 없다는 이유를 덧붙였지만 미얀마 현지시간 11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면담한 것을 비롯해 자국에서 활발한 정치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납득이 쉽지 않다.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이 다음 달 대전에서 열리는 APCS에 참석하기 위해선 늦어도 지난해 12월 초청했어야 하는데 대전시가 다소 늦게 초청을 요청한 점도 불참 사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지난 6월 아시아 4개 국가 방문 당시 미얀마 웃쩌지야 외교부 차관을 만나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을 특별연사로 초청한 것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앞서 대전시는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을 메인스피커로 앞세워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핵심 인사의 불참으로 행사의 수준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APCS가 당초 계획한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은 또 있다. 사드 영향으로 중국 6개 도시도 참가 의사만 밝히며 최종 등록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개 도시가 공동으로 참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으로 오는 18일 등록 마감을 앞두고 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이어 북미 간 안보 정세 역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띠면서 나머지 참가 도시들도 참가 일정을 번복할 여지가 있는 상태다.
현재까지 등록을 마친 참가 도시는 호주 브리즈번, 일본 도쿄, 태국 방콕, 대만 타이페이 등 모두 86개 도시며, 20개 도시가 등록 절차를 앞두고 있다. 대전시는 앞서 567개 도시에 회의 참가를 요청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아직 등록하지 않은 도시에 등록을 독려하고 세부일정을 정리할 것”이라며 “안보 정세에 불안해 하는 도시를 위해 행사가 정상추진된다는 내용을 통보하겠다”고 전했다. 또 “소방ㆍ경찰 등과 테러대비 기본계획을 수립해 안전하게 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는 APCS는 다음달 10일부터 13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 롯데시티호텔에서 ‘아시아 태평양 미래 번영을 위한 새로운 동력 창출’을 주제로 열리며 대전시는 행사를 위해 예산 29억원을 투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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