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재차 요구, 한국당은 언급 없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등 한반도 위기 속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참여하는 영수회담 제안을 잇달아 제안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이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안보에는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여권의 요구를 수용, 안보정당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긴급 안보 회담이라도 하자고 제안을 했다. 정부 역량이 부족하면 초당적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우리도, 국민의당도 이 엄중한 시국에 안보 관련 영수회담을 제안했는데 지금도 묵묵부답”이라며 야당이 제안하는 안보 영수회담에 언제까지 답을 안 할 것이냐”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특히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실패를 부각하자 안보를 고리로 공세수위를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야권에서 이처럼 영수회담 제안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안보 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국민의당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시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안포대’, 안보를 포기한 대통령이 아닌가 하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바른정당 이 대표도 “전 세계가 한반도 안보불안을 걱정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문재인 정부만 천하태평으로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고 핏대를 세웠다.
야권의 지속적인 요구로 영수회담이 성사될 경우 안보위기 해법 모색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에 나섰다는 정당 이미지를 부각, 침체돼 있는 정당 지지율 상승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여당은 안보위기 타개를 위해 야권의 동참을 요구중 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한반도”라며 “안보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만큼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야당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제1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아직까지 안보 해법 모색을 위한 영수회담 공식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홍준표 대표가 영수회담이 권위주의 시대 산물이라며 비판한 점을 볼 때 이에 대해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실제로 지난달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오찬 회동에 불참한 바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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