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코리아 패싱’ 외교·안보 시험대 남북ㆍ대중관계 복원 과제도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각종 굵직한 국정 현안에서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인수위 없이 출범했음에도 적폐청산과 일자리·소득 주도성장, 권력기관 개혁 등 어젠다를 신속하게 제시, 국민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7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하지만, 입법부 ‘여소야대’ 구도 속 협치전략 부재와 인사잡음은 물론 대외적으로는 북핵위기 속 ‘코리아 패싱’우려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촛불민심’ 받든 100일=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분출된 사회 각 분야의 개혁 요구 속 국민과 소통하며 불통과 권위로 상징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확실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나라다운 나라’를 부르짖으며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을 국정의 양대 축으로 삼은 문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민심을 어루만지고 좌절한 국민에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우선 세월호 사건과 4대강 문제, 원전, 국정교과서 등에 대한 정책적 결정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렸다. 검찰과 군 등 권력기관들을 잇달아 개혁의 수술대에 올렸다.
경제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워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 것이 주목된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달 하순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켜 일자리와 성장을 견인할 ‘실탄’을 얻은 것도 성과다.
또 일부 보수층과 경제인들의 반대에도 ‘부자증세’에 시동을 걸었고 참여정부의 정책적 실패를 거울삼아 8·2 부동산 대책도 속도감 있게 내놓았다.
외교적으로는 장기 표류해왔던 4강(强) 외교를 복원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문제에 대해 ‘원칙적 동의’를 이끌어낸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북핵위기 속 외교안보 해법 난제=취임 100일 동안 시련과 굴곡도 적지 않았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무엇보다 북핵 위기 속에 외교안보 능력이 시험대에ㅔ 오르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에 따라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과제가 최우선 과제다.
한반도 문제를 주변 강대국들끼리 결정하며 정작 우리나라는 의사결정에서 제외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가적인 이니셔티브(자주성)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사실상 대화가 단절된 상태인 남북관계 복원과 사드문제와 얽혀 소원해진 대중 관계도 문 대통령이 앞으로 풀어야 할 큰 숙제 가운데 하나다.
내부적으로는 부족한 인재풀 속 끊임없이 잡음이 나온 인사문제가 100일 내내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안경환 전 법무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전 노동장관 후보자,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낙마하며 청와대 부실검증 논란까지 불거졌다.
경제적으로는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국민소득을 늘리며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급선무다.
8·2 부동산 대책 등으로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집값 안정은 물론 왜곡된 부동산 시장의 구조를 개혁,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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