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부터 SNS 논란까지 신뢰 보낸 문재인 대통령
인권경찰 관련 “국민은 내 가족, 우리” 강조 이철성 경찰청장
자치경찰제는 250여 개 업무 조율 중..“경찰의 날 전 권고안 마련”
경ㆍ검 갈등 수사권 조정은 큰 산 남아..“조직 이익 떠나 국민 원하는 것 생각해야” 일침
‘경찰개혁’을 앞두고 신뢰를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철성 경찰청장의 모습에 경찰조직이 안도감을 내비쳤다.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 인권경찰 구현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정부와 경찰에 따르면 전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청 방문으로 이 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삭제와 관련한 최근의 논란이 일단락 됐다. 김 장관과 이 청장, 강 학교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가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고, 서로 자기주장과 반론, 비방을 중지하기로 했다.
갈등 봉합으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및 경찰조직 최대 숙원인 수사권 조정 등 경ㆍ검개혁에는 속도가 붙는다. 경찰 내부에서는 “대통령이 정권 교체시기부터 이번 논란까지 이 청장에게 신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의 열망과 정부 운영방향, 경찰 숙원이 맞물려 개혁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권경찰 구현과 자치경찰제 실시는 이 청장과 경찰개혁위원회에서 이미 상당부분을 논의, 조만간 구체적인 실행안이 나올 것으로 파악된다.
이 청장은 지난 11일 충남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은 ‘내 가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한다. 매뉴얼과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을 ‘상대방이 아닌 우리’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경찰의 미래 지향점은 국민이며, 국민이 경찰의 존재 이유이자 치안활동의 기준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청장은 ‘피해자 보호’ 등을 중요업무로 못 박기도 했다.
경찰개혁과 관련해서도 “조직의 이익보다 국민의 평가와 개혁위의 의견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일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충남경찰은 지난 8일 인권 경찰 구현을 위한 수사ㆍ형사 워크숍을 열고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의 특강을 듣고 개선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자치경찰제는 현재 250여 개의 국가경찰 업무를 자치경찰에게 어느 범위까지 이관할 지 조율 중이다. 이 청장은 “경비와 생활안전 등 최대 130여 개까지 업무를 넘길 수 있다”며 “자치경찰 관련 경찰개혁위의 권고안이 오는 10월 21일 경찰의 날 전에는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행한 제주자치경찰은 35개 정도의 국가경찰 업무를 넘겨받았다.
다만 수사권 조정은 아직 큰 산을 넘지 못한 분위기다.
경찰의 수사 종결권 보장이나 경ㆍ검의 수사ㆍ기소 완전분리, 경찰조직 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문무일 총장을 비롯한 검찰과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충남의 한 총경은 “수사권 조정을 검찰 견제나 경찰 권한 강화 등 특정 조직을 죽이고 살리는 문제로만 접근하니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대안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일침 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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