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8.2부동산 정책 여파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사이 지역 내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자금 마련에 적색등이 켜졌다. 주상복합의 경우, 주택과 함께 상가 분양을 동시에 진행해야 돼 별도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지만 금융사들의 자금 지원조건이 갈수록 깐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일 세종시(행복도시 대상)를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구로 지정했다.
또 국세청이 세종지역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들어가면서 하반기 세종시 분양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3.3㎡당 900만원 중후반 수준을 보여온 분양가 역시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보다는 분양가 보합세가 예고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종시에 분양을 예고하고 있는 건설사들 중 일부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상가분양 대행업체 관계자는 “증권사 등으로 1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가 분양의 경우, 선분양을 통한 자금 마련이 수월치 않기 때문에 주상복합에서는 주택보다는 상가에서 리스크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세종에서 일반 주택보다는 주상복합 분양이 집중돼다보니 건설사들이 상가에 대한 자금 투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일반 주택의 경우, 미분양이 나더라도 50~70%가량의 분양결과만 보여도 건설에는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건설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주상복합은 상가 분양이 완료되는 시기가 주택 분양시기보다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크다.
이렇다보니 상가건설물량에 대한 자금을 금융사로부터 대출해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금융사 역시 예년보다는 자금지원 심사조건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건설 자체에 대한 분석 및 예상치 이외에도 해당 업체의 기업상태에 예전보다도 더 주시하는 분위기”라며 “현 정부가 투자시장에 대해 상당부분 투기세력이 가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금 지원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일단은 금융사보다는 정부 탓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더라도 분양을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세종에 대한 기대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현재 자금 출혈이 있더라도 분양 일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상가의 경우, 계약 시점이 주택보다는 늦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주택 분양이 수월하게 진행된다면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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