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며 먹는 재미까지” VS “비위생적, 영화관람권리 침해”
대전 시민 김모(34)씨는 지난 주말, 여자친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회사원이었던 김씨는 한동안 일이 바빠 영화관을 찾지 않았다. 오랫만에 영화를 본다는 생각에 들떳다. 보고 싶던 영화를 선택해 영화표를 2장 구매했다.
그리곤 표 구매대 옆에 있는 매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콜라와 팝콘을 사기 위해서였다.
매점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예전보다 판매하는 음식과 음료 종류가 훨씬 많았다. 생각지도 못한 음식물들도 판매대에서 찾을 수 있었다.
떡볶이와 치킨을 등 간단히 먹는 스낵류가 아닌 음식들도 존재했다. 심지어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메뉴로 맥주까지 내놨다.
김씨는 팝콘과 콜라를 사며, “영화관 안에서 먹기에는 너무 과한데, 과연 다른 사람들의 눈초리를 보면서 이것들을 들고 영화관을 들어갈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관에 들어가자 몇몇의 시민들은 치킨과 떡볶이 등을 사서 입장했다. 영화가 시작됐고 그들은 조용히 천천히 먹었지만, ‘쩝쩝’,‘부스럭’거리는 소리를 숨길 순 없었다.
이에 다른 시민들은 불편해했다.
영화관 내 반입되는 음식물이 다양해지면서 관객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음식을 먹는 게 영화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일부 음식들이 다른 사람의 영화 관람에 방해가 된다며 메뉴 등을 제한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13일 실제 지역에 있는 영화관을 찾은 결과 매점에서는 팝콘, 나초(과자), 버터구이 오징어 등 간단한 스낵류는 물론 핫도그, 치킨 등을 팔고 있었다.
한 영화관은 각종 양념을 버무린 떡볶이ㆍ튀김 세트 또는 맥주 세트도 찾을 수 있었다.
시민들의 입장은 ‘제각각’이다.
회사원 박모(50)씨는 “아이들이 좋아해 치킨이나 핫도그 등 다양한 음식을 구매해 상영관에 들고 입장한다”며 “영화관을 찾는 또 다른 기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영화 상영관 음식물 반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팝콘, 탄산음료 등을 넘어 치킨, 떡볶이 등 분식류 반입은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타인의 영화 관람 권리를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주말마다 영화관을 찾는다는 B씨(39)는 “옆에서 치킨을 먹으면 냄새가 심해 속이 메스껍고 영화에 집중이 잘 안돼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분식을 먹는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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