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모두 상호금융에서 가장 많은 돈 빌려
대전·충남 중소기업이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고금리를 감수하더라도 손을 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인 비은행금융기관 대전 중소기업 대출액은 지난 5월 1조 6540억원으로, 전월(1조 5729억원)보다 811억원 올랐다. 비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지난해 7월 첫 1조원을 돌파하고 나서 매월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 올해 5월 1조 6000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 1월 이후 매년 역대 최고치다.
우선 기업들은 상호금융에서 가장 많은 돈을 빌렸다. 지역 기업의 상호금융 대출액은 지난 4월 7087억원에서 5월 7522억원으로 435억원 올랐다. 이 기간 신용협동조합에선 2953억원에서 3114억원으로 161억원, 새마을금고는 2411억원에서 2545억원으로 123억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상호저축은행도 이 기간 2658억원에서 2718억원으로 60억 상승했다.
충남은 지난 5월 4조원을 넘어섰다.
5월 충남의 비은행금융기관 중소기업 대출액은 4조 1520억원으로, 전월(3조 9812억원)보다 1708억원 늘었다. 상호금융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상호금융은 5월 2조 8281억원으로, 4월보다 1605억원 치솟았다. 5월 증가세는 3월 2조 5519억원에서 4월 2조 6676억원으로 1157억원 상승한 대출액보다 높다. 이어 신용협동조합은 4월 2204억원에서 5월 2295억원으로, 새마을금고는 4379억원에서 4411억원으로 각 91억원, 32억원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상호저축은행은 6545억원으로 전월과 같다.
이 같은 현상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에 묶여 있어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살펴보면 지난 5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66%다. 이에 반해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8.28%로 2배가 넘는다. 또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금리도 4.07%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가계대출을 위주로 영업하는 은행이 중소기업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은행은 아파트와 같이 규격·표준화 돼 있는 가계대출은 잘 해주지만, 정작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는 기준을 높게 삼고 있어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시스템이 개선돼야 낮은 금리에서 기업자금을 빌리고, 운영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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