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 사퇴 아닌 사과… 대덕특구 반응은?

  • 경제/과학
  • 대덕특구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 사퇴 아닌 사과… 대덕특구 반응은?

  • 승인 2017-08-10 15:44
  • 신문게재 2017-08-11 6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과학기술계, 시민단체에 이어 정치권 비판에도

결국… 박 본부장, “물러날 생각이 없다, 황우석 사태 사과한다”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에 연루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비롯해 과학기술계의 우려와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박 본부장은 10일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최근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과 관련해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많은 분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진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이를 실현하고자 본부장을 자임했다”며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일로써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박 본부장은 11년만에 황우석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황우석 박사 사건은 온국민에게 실망과 충격을 줬고, 과학기술인에게는 좌절을 느끼게 한 사건”이었다며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이 자리를 빌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임명된 박 본부장은 그간 전국공공연구노조, 건강과대안, 보건의료단체연합, 서울생명윤리포럼, 시민과학센터, 한국생명윤리학회, 환경운동연합 등 과학기술인단체와 시민단체로부터 자진 사퇴 압박을 받았다.

황우석 사태의 핵심 인물인 박 본부장이 20조에 이르는 국가 R&D 예산을 관리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맡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 등 정치권에서도 부적격 여론이 나왔지만, 박 본부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과학계는 박 본부장 입장표명에 분노하고 있다.

대덕특구 출연연 관계자는 “하필 20조원 이상의 R&D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주요 인사자리에 박 본부장을 올린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박 본부장이 11년 전 청와대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할 때 당시 과학계 정치적 줄서기가 만연했는데, 이런 일이 또 반복될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정부가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학계 한 원로는 “과학기술계를 무시하는 처사다”라면서 “개인적으로 박 본부장은 적폐의 대표 인물이며, 본인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정부가 임명을 철회하는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대학 자연과학대 교수는 “과학기술계의 중요성을 알지도 못하는 정부랑 인사가 앞으로 과학기술계를 어떻게 이끌지 안 봐도 뻔하다”면서 “애초에 박 본부장을 이 자리에 임명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본부장은 2005년 말∼2006년 초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를 계기로 논문 내용에 기여한 바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0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 등이 드러났지만, 처벌이나 징계는 받지 않고 순천대에 복직했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