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A씨는 부모님의 산소에 다녀오던 길에 경찰차에 실려 대전에 있는 한 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했던 A씨 였지만,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약을 먹는 것을 중단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주민신고가 들어와 경찰로부터 A씨를 넘겨받아 입원시켰다는 것이 병원측의 해명이었다.
충북의 한 정신병원은 올해 2월 다른 병원에서 퇴원한 B씨가 다음날 진찰을 받으러 오자 보호의무자가 있음에도 동의없이 강제 입원시켰다. 병원은 B씨의 보호의무자인 아들에게 동의서도 받지 않았고, 관계기관에 아들에게 연락하기 위한 신상정보 조회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졌다.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해서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에도 불과하고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여전히 적발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9일 대전시와 충북 소재 2곳의 정신병원 병원장들에게 법에 따른 입원 절차를 준수하도록 직원 직무교육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5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에 따라 보호자 2명 이상의 동의와 강제입원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두명의 교차 진단이 필요하는 등 입원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교차 진단의 경우 진단의가 부족할 경우 예외적으로 같은 병원 의사들끼리 자체 진단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으나, 일선에서는 다른 병원간 교차 진단보다는 자체 병원내 교차 진단이 더욱 많은 형편이다.
실제 지난달 국회 김승희 의원(자유 한국당)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6월 강제 입원 심사 건수 2만5991건중 절반이 넘는 58.8%가 동일 병원내 진단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신병원 강제입원 과정중에 인권 침해 논란이 잇따랐고, 유산분배 등의 과정에서 악용되는 등 강제입원의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인권침해를 막기위한 방편으로 법률안이 개정됐지만 실제 효과는 미흡한 형편이다.
국가 인권위원회는 보호자 동의 없는 강제입원은 현행법 위반은 물론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장에게도 이들 병원을 포함해 관내 정신보건시설 관리 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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