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10개 한방병원과 1001명 입원환자 대상
간 손상의 발생 정도와 임상적 특성 규명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한의과대학 부속병원 10곳과 국내 최대 규모 한약 간 손상 여부 임상연구에 성공했다.
9일 한의학연에 따르면 K-herb연구단 오달석 박사 연구팀과 대전대 한의과대 손창규 교수 연구팀은 한의과대학 간계내과 교수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15일(11일∼68일) 간 입원한 환자 1001명(남자 360명ㆍ여자 641명)을 대상으로 한약 복용에 따른 간 손상 여부를 관찰했다.
이 연구는 전국 규모로 실시한 전향적연구 형태로 진행됐다.
전향적연구는 임상적 질문에 답을 찾고자 임상연구 계획을 세운 뒤, 순차적으로 대상자를 모집하고 결과를 얻는 것 방식이다.
기존 과거 진료기록과 정보를 이용해 답을 도출하는 후향적 연구와 반대 개념이다.
기존 한약 간 손상 연구는 한약과 양약을 동시 복용하거나 음주 등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방병원 입원환자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한약 투약 후 혈액검사를 통해 간 손상 발생률과 임상적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방병원 입원환자 1001명 중 6명(0.6%)에서 한약 복용에 따른 간 손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50세 이상 여성으로 입원 약 11~27일 사이에 특발성 형태의 간세포형 간 손상이었다.
간 손상이 확인된 환자가 복용한 한약물에는 간 손상을 일으키는 성분으로 알려진 피롤라이지딘 알카로이드를 함유하는 경우는 없었고, 약물의 종류와는 상관성이 없는 특발성 형태를 보인 것이다.
모두 임상증상은 없었고 추적 검사 결과 간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다.
기존에 입원환자의 간 손상 발병률 관련해 이번 연구와 비교할 수 있는 국내 자료는 없다.
다만, 스위스 양방병원에서 약인성 간 손상 비율에 대한 후향적 연구 결과 1.4% 등 해외자료만 존재했다.
연구책임자 대전대 손창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적 이슈인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 개선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앞으로 한의약 분야의 다양한 임상연구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전문학술지인 ‘독성학 아카이브’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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