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께 파손된 서대전육교 보행자 데크 모습. 사진 독자제공 |
오래된 나무 데크 파손으로 시민안전 위협
대전 중구 유천동에 사는 김모(57)씨는 지난달 서대전육교를 건너던 중 깜짝 놀랐다. 육교 양방향으로 놓인 보행자 통로를 덮는 나무 데크 바닥이 뚫려 있었기 때문이다. 5m가량 발 아래로 도로가 휑하니 드러나 있었다. 빠진 데크 부분은 어린이 발 크기 이상으로, 또 어느 부분 데크가 떨어져나갈지 몰라 불안함을 느껴야 했다. 김씨가 이날 본 파손 지점은 모두 두 군데였으며 며칠 후엔 다섯 군데로 늘어났다. 김씨는 “낮이라 잘 보여서 다행이었지만 밤에 잘못 걸려 넘어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지난해 육교 공사를 했는데 왜 여긴 보수가 안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오류동과 유천동 사이에 놓인 서대전육교의 보행자 통행로를 덮는 데크 곳곳이 파손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8일 오전 10시께 서대전육교 유천동 방면 보행자 데크. 300m가량 이어진 보행자 통행로를 덮는 나무데크 곳곳이 합판으로 덮여 있었다. 김씨 등 해당 육교를 통행하던 시민들이 중구와 대전시에 관련 민원을 접수한 뒤 처방된 임시조치다. 그러나 1cm가량 높이의 합판으로 때운 합판 역시 잘못하다 발이 걸리면 넘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전시에 따르면 서대전육교 보행자 통행로는 2008년 건설됐다. 나무 데크로 시공된 이곳은 오랜시간 시민들의 통행으로 노후화된 상태다. 데크 파손은 그동안에도 비일비재했으며 중간중간 다른 색상의 데크가 끼워져 있던 것으로 보아 여러 차례 교체가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서대전육교 보강공사를 실시했으나 당시 공사는 도로 중심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낡아 삐걱거리고 떨어져 나간 보행자 데크 교체 공사를 기대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대대적인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급한 대로 임시방편을 한 대전시의 조치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예산 문제로 전체 보수가 어렵더라도 해당 부분을 아예 교체하던 그동안의 방식과 달리 1cm가량 위로 튀어나온 합판이 보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는 뒤늦게 이달 중 해당 장소에 대한 보강공사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도로 보강공사 후 남은 예산과 추가 예산 등 2억여 원을 투입해 바닥재를 교체할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 문제로 보행자 통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올해 예산을 세워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공사를 앞두고 있어서 이중으로 사용되는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합판으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 8일 오전 서대전육교 위 파손된 보행자 데크가 합판으로 덮여 있다. 임효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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