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박기영 혁신본부장 임명에 ‘정치적 임명’ 비난 빗발
연구회 포함 기관장 공석인 산하기관 긴장과 우려 팽배
“NSTㆍ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출연연 원장 등 줄이어 낙하산 안돼”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선이 논란이 되면서 기관장이 공석인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산하기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박 본부장 임명을 시작으로 앞으로 과기계 차기 기관장 인선에도 연구현장을 잘 아는 인사보다는 ‘코드 인사’ 또는 ‘낙하산 인사’가 단행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7일 임명된 박 본부장은 과학기술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2005∼2006년 불거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논문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박 본부장의 연구윤리와 연구비관리 문제가 비판의 주요 이유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8일 ‘한국 과학기술의 부고를 띄운다’는 성명서를 내고 “과학기술계에 오래된 적폐를 없애고 국가 R&D 체제를 개혁해야 할 과학기술혁신본부에 개혁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왔다”며 “문재인 정부는 책무성과 윤리성을 갖추지 못한 혁신본부장 임명을 철회하고, 박기영 교수도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본부장 인선 논란에 수장이 공석인 다수 과학기술계 기관은 긴장한 모습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권한을 행사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과학기술 정책 ‘컨트롤타워’인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도 일명 정치적 임명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보다 작은 조직인 소관기관 수장 선임 과정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신명호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은 “앞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을 비롯해 출연연 기관장 선임이 줄을 이을 건데 이 같은 정치적 임명이 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이는 연구 현장에서 노력해 온 과학기술자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자리는 이달 초부터 공석이다.
이 자리는 출연연 25곳 기관장을 임명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우선적으로 인선이 진행돼야 한다.
현재 NST 이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된 상황으로 이르면 8월 내 선임이 될 예정이다.
이곳 또한 정치적 입김이 닿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이 외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철도연구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기관장 자리는 공석이다.
또 전 기관장 임기가 12월에 끝나 사실상 8개월간 수장 공백 상황인 과기정통부 직할 기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자리도 낙하산 인사 우려에서 배제될 수 없다.
과학기술계 현장에서는 정치적 인선이 아닌 국가 R&D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연구현장과 소통할 수 있는 수장이 오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계 한 원로는 “이번 정부가 과학기술계와 소통을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정치적 인연이나 인맥으로 과학계 수장 인선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능력이 있고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기관장이 돼야 국가 과학기술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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