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ETRI 성과홍보실장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린다. 필자는 지난해 중도일보 4월 24일자에서 4차 산업혁명을 1차로 다뤘다. 이번엔 세부 각론을 이야기해 보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가 제각각이고 동상이몽이기 때문이다. 물론 본 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다. 특정 산업 한 분야가 아닌 국가사회시스템 전체의 대해 혁명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그 끝을 잘 알기는 어렵고 아무도 모른다.
지난 6월, ETRI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책을 한 권 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전략과 통찰, IDX’라는 부제로 ‘대한민국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발간했다. 하원규 박사가 처음으로 쓴 ‘4차 산업혁명’의 각론인 셈이다.
여기에 나오는 IDX란 IDX(Intelligent Digital X(trans)-formation)의 약자다. 결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사회 시스템을 디지털 지능화하는 과정이 IDX라고 보면 된다. IDX는 본래 DX에서 파생되었다. DX는 모든 것들을 디지털화해서 우리가 가진 지식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하고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가공해서 써온 것들을 말한다. 지금까지 진행되어 이뤄온 과정을 디지털화 과정이라 한다면 사회 각 분야에서 디지털은 자동화를 이루었고 지식을 전자적 형태의 DB에 담아 두고 사용해 왔다.
IDX라는 것은 DX의 디지털로 이룬 DB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가 스스로 지능을 품게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작은 사회 시스템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 지능화되겠지만 DB에 담긴 지식들 스스로 발현되어 시간이 지나면 서로 엮여 점점 유기체화된다. 이런 과정을 바로 IDX라고 한다. 따라서 IDX라는 것은 우리의 장점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디지털화를 빠르고 강하게 이룬 나라다. 이런 강점을 살려 기존 디지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을 입혀 국가사회시스템 전반에 그 과정을 가속화해 빠른 변신을 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IDX라는 것은 먼 나라 먼 훗날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다.
과거 신문 기사는 기자가 손으로 직접 써야만 했는데 이젠 컴퓨터에 육하원칙 규칙을 주면 로봇이 기사를 쓰는 세상이 되었다. 차량 내비게이션이 아직은 도로 신호등 정보가 탑재되어 있지 않지만, 교통 데이터들이 나의 내비게이션과 연동 된다면 원하는 목적지까지 최적의 루트를 계산해 신호등에 서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다. 행정, 복지 측면에서 보면 인구데이터에 몇 가지 정보를 더해, 10년 후 출산율, 노인인구 등을 자동 계산하여 미래 경제상황과 연동하여 복지투입 예산을 데이터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IDX는 데이터 기반 과학행정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사물인터넷(IoT)으로 예를 들면 데이터를 수집해 마치 쓰레기 분리수거처럼 데이터가 자동분리가 되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작동시켜 내가 원하는 고급정보만 뽑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회 전반 각 분야에서 이미 디지털 지능화가 조금씩 진행 중이다. 따라서 IDX는 의료, 안전, 교육, 복지, 행정, 국방 등 사회 전 분야의 생태계를 바꿔 줄 수 있다. ETRI는 이런 분야 14개를 예시로 들었다. 즉, 각 개별시스템의 지능화를 넘어 전 산업의 비즈니스 생태계, 국가 사회시스템 전반에 걸쳐 점점 하나의 유기체처럼 진화하는 과정, 그 과정 자체가 IDX 또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이처럼 전광석화와 같은 시대적 흐름 앞에 빠르게 변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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