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급증에 대출 가입 먹통·대출 금액 줄어, 체크카드도 4주 소요
상담원·카카오톡 연결도 어려워…“은행 신뢰가 생명인데…”
“가입자 몰린다고 해 새벽에 일어나 접속했는데 대출 금액도 줄다니 말이 됩니까.”
#직장인 김진수(34·가명)는 최근 급전이 필요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려다 포기했다. 김 씨는 최근 카카오뱅크가 인기를 끌고 있고, 대출이 편리하다는 이야기에 모바일앱을 깔고, 신청했다. 하지만, 대출 이용과정에서 이용자가 많아 서비스 중지가 지속되자 포기하고 결국 시중은행을 찾았다. 김 씨는 “처음에는 초기니까 가입자가 많아서 그렇겠지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남들이 하지 않는 새벽 시간 때에 일어나서 겨우 접속했는데 예상보다 대출 금액도 줄어서 포기했다”고 밝혔다.
흥행 대박을 이어가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3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신규 고객 151만9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적금 등 수신액은 6530억원, 대출실행액은 4970억원으로 총 1조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대율은 76%다.
폭발적인 이용가 증가에 카카오뱅크는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서비스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출이다. 대출 서비스 지연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도 확인하기’만 누르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 대출 가능시간은 06~23시이며, 대출 한도와 금리는 고객센터 상담이 불가합니다’라는 메시지만 나온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도 줄었다. 초기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한도 1억5000만원에 최저 금리 2.86%였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측은 리스크를 줄이고자 신용등급별로 한도 규모를 축소했다.
상담 신청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화 문의를 하면 상담 신청자가 많다는 안내음성만 반복된다. 카카오톡으로 문의해도 고객 문의량 폭증으로 상담 직원 연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메시지만 뜬다.
한 가입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다 연결이 수월하지 않아 카카오톡 상담 문의를 했는데 답변이 없더라”면서 “다음부터 관련 내용 카카오톡이 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문의량이 폭증했다는 카카오톡만 있더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뱅크의 소비자 불편사항을 점검한 결과 상담을 요청한 고객 10명 중 9명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고객 응대율은 통상 50% 안팎인 것을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다.
체크카드 배송도 지연되고 있다. 지금 신청하면 평균 4주까지 소요된다. 체크카드 신청건수가 일주일 만에 100만 건을 넘어서면서 예상범위를 훨씬 초과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초반 가입자가 이렇게 많을지 몰랐던 것 같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카카오뱅크의 실수다.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도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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