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경찰청사. |
주민 밀착 순찰, 사회적 약자 보호 위한 치안정책도 추진
김재원 청장, 본청 지휘부 회의 이은 지방청 회의서 강조
칼 뽑는 경찰에 도민은 ‘기대 반 무관심 반’
경찰 “비리 수사 하면 뭐하나, 영장 막히고 형량 줄어드는데”
충남경찰이 ‘반부패, 비리 척결’을 위해 칼을 뽑는다.
동시에 민주적 경찰, 민생을 위한 경찰, 인권을 보호하는 경찰 구현에도 힘을 쏟는다. 정의사회 구현에 대한 도민의 기대가 커졌지만, 시작도 전에 체념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도민도 적지 않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4시 지방청 7층 대회의실에서 김재원 충남청장과 1부장, 12명의 지방청 과장, 청사경비대장, 15명의 일선 시ㆍ군 경찰서장, 46명의 지방청 계장 등 74명이 참석하는 충남경찰 지휘부 회의가 열렸다.
총경 이상의 충남ㆍ세종지역 지휘부와 수사 및 경찰행정을 이끄는 지방청 경정급이 모두 모인 것이다. 최근 총경 인사 후 경찰서장 등 지휘부가 한 자리에 모인 첫 회의이기도 하다. 이번 회의는 당일 오전 경찰청에서 열린 치안감(지방청장) 이상 34명의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의 후속조치다.
지방청 회의에서 김 청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른 경찰 관련 과제 추진방안을 지휘부와 논의하고 하반기 집중 추진과제를 공유했다.
지휘부는 주민 밀착형 탄력순찰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치안정책을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하반기에는 반부패, 비리 기획수사를 집중 추진키로 했다.
상반기를 되돌아보면서는 노인 교통 사망사고 감소를 위한 ‘어르신 안심귀가 서비스’를 꾸준히 실시해 8500여 명의 어르신을 거주지 등 목적지까지 모신 것을 스스로 높이 평가했다.
김 청장은 회의를 마치며 “그동안 충남경찰이 보여준 경찰다운 경찰의 모습이 주민을 위한 주민의 경찰이며 주민이 원하는 것이 충남경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민들은 반부패, 비리 수사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자영업자 이 모(59)씨는 “공직사회를 비롯해 아직도 주변 곳곳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비리 행위가 관습처럼 이어지고 있다”며 “일선 경찰들이 썩은 부위를 제 때 도려내지 않으면 새 정부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경찰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했다.
회사원 홍 모(41)씨는 “수년에서 수십년을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인간관계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혹은 의도적인 유착과 봐주기, 의욕 없는 수사와 지인 편들기 행위를 지켜봐온 입장에서 이번 반부패 수사는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며 “경찰이 정치인이나 기관장을 수사하는 등 권력자들을 견제하는 주민의 경찰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견해를 밝혔다.
경찰 내부 분위기도 의욕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우리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며 마음을 다잡는 한편 다수의 경찰관은 “수사를 하려 해도 계좌추적 등을 위한 영장이 막히고 재판에서 비싼 변호사 선임하고 형량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현 구조에서 수사다운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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