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포퓰리즘’ 절대 반대, 국민의당 바른정당도 부정기류
문재인 정부 첫 세법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이에 대한 정치권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권이 세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어 협상과정에서 난항이 예고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정부는 소득세의 경우 5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이 40%에서 42%로 인상된다. 또,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차상위 구간이 신설돼 기존보다 2%p 높은 40% 세율을 적용한다. 과표구간 2000억원 초과 세율은 22%에서 25%로 높아진다.
한마디로 정부가 확정한 세법 개정안은 ‘부자증세’로 정리된다. 정부는 이번에 확정한 소득세법, 법인세법, 관세법 등 13개 세법개정안을 다음달 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번 세제개편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과세 정상화’ 프레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에 협의체를 촉구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불참하며 논의를 거부하고 있고, 야3당이 정의당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며 “여야정협의체를 통해 본격적으로 과세 정상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기본틀이 협의체로, 이견이 있다면 협의체 구성부터 협조하고 테이블에 앉는 게 순서”라며 “협의체 안의 공식테이블에 과세 정상화 등 모든 것을 올리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추미애 대표는 ‘명예 과세’, 김태년 정책위 의장은 ‘사랑 과세’, ‘존경 과세’ 등으로 부르며 여당은 이번 세제 개편안이 초고소득자·초대기업만을 겨냥한 증세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포퓰리즘이라는 프레임으로 반박하며 세법 개정안을 전면 반대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와 소득세 늘리는 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증세를 하려면 재정지출 효율성을 꼼꼼히 따지고 뼈를 깎는 재정 절감 노력을 먼저 해야 했다”며 “이런 노력도 없이 세금폭탄·군사작전 식으로 증세를 밀어붙이는 문재인 정부는 결국 조세 저항에 부딪히고 국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에 직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증세 등) 제반현안에 대해 원내 4당 정책위의장들이 TV 토론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며 “토론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이는 정책이 정부가 말하는 서민정책인지, 아니면 나라를 거덜 낼 남미식 포퓰리즘 정책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다른 야당도 시선이 그리 곱지는 않다. 국민의당은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 해소라는 정부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향후 재정 소요와 조달 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여당이 제출한 세법 개정안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세제개편안에 대해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여소야대 정국 속 과연 9월 정기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입장(120석)에선 한국당(107석) 반대에 맞서 의결정족수인 과반(150석) 확보를 위해 국민의당(40석)과 바른정당(20석)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