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8·2 부동산대책으로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충격에 휩싸인 3일 오전 세종시 아파트 견본주택 밀집지역에서 한 아파트 상가 모집인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연합 |
정부의 8.2부동산대책이 주택매매 시장을 넘어 전월세 시장, 토지 시장까지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지난 2일 발표된 8.2부동산 대책에 따라 세종지역 가운데 행복도시가 이번 부동산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구로 지정됐다.
이렇다보니 각종 호재로 치솟았던 주택 매매 호가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청약 시장 이외에도 투자를 염두에 두고 웃돈을 제시해도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감에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책 이후 세금 부담을 비롯해 향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매물을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예고된다.
세종에 주택을 소유한 투자자 가운데는 대전의 주택 매물이 팔리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가구를 소유한 투자자도 눈에 띈다.
도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거주하지는 않고 전세를 놓고 있는 대전시민도 상당수 있다”며 “청약이나 웃돈을 주고 매입을 한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전월세를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동산대책의 여파가 전월세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닐 지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월세 가격 변동이 크지는 않겠지만 세종지역 이주희망자들이 향후 청약을 대비해 오히려 전세를 선호할 수 있는 만큼 다소 가격 상승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편의시설이 지속적으로 들어서면서 입지가 좋은 주택의 경우, 전세가격이 다소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매매로 인한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전월세 가격을 높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만, 그동안 세종지역 전세가격의 경우에는 하락세를 보여왔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올해 월별 세종지역 전세가격 변동률은 마이너스 행진을 보여왔다. 여기에 올 하반기들어 세종시에는 5000여세대의 입주 물량이 추가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수요보다는 공급물량이 쌓이는 상황이다.
토지 시장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번 대책이 부자 증세와 서민 주택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향후 청약시장의 불황이나 토지 투자에 대한 반감을 낳을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세종의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취지가 부동산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다보니 부동산 투자에 대한 다른 형태의 자금 공급에도 제한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세종 부동산 투자에만 귀를 기울여왔던 대전시민들이 이번 대책으로 지역 내에서 개발이 예고된 도안호수공원 주택으로 시선을 옮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2~3년전부터 도안호수공원 주택 개발지가 대전의 마지막 황금부지로 손꼽혔다. 행정수도 완성 등 세종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질 뿐더러 지지부진한 진행으로 도안호수공원 주택에 대한 기대치가 하락했던 것.
김관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장은 “세종지역 부동산업계가 이번 대책으로 혼란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봐야겠지만 주택 뿐만 아니라 부동산시장 전반이 위축될 것만은 확실해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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