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대산읍 독곶리 대기오염측정소. 중도일보DB |
엉뚱한 대기 질 예ㆍ경보…지역별 체감오염 서로 달라
경북 7곳, 강원ㆍ충북 5개 등 촘촘한 세분화와 비교돼
충남도가 막대한 예산으로 미세먼지 감시망 확충에 나섰지만 정작 대기 질 예ㆍ경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지역별 대기경보 권역망’을 늘리지 않아 속 빈 강정이란 지적이다.
3일 충남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도내 8곳에서 운영하던 도로변ㆍ도시 대기오염측정시설을 올해 32억2000만원을 들여 17곳을 늘려 25개소로 확충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대기오염측정시설은 지난 상반기 공주, 보령, 논산, 부여, 홍성, 예산, 태안에 각각 1곳씩이 설치됐다. 하반기에는 천안, 보령, 아산, 서산, 계룡, 금산, 서천, 청양, 태안 등 10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시설에서 측정결과를 권역별로 취합해 공개하는 지역별 대기경보 권역망은 충남 전체에 기존의 1곳을 그대로 사용해 대기 질 예ㆍ경보와 지역별 체감오염이 서로 다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별 권역망 운영은 경북이 7개로 세분화돼 가장 많다. 강원ㆍ충북은 5개 권역, 경기ㆍ부산은 4개 권역, 전남ㆍ대전 2개 권역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는 같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대기 질을 측정하고 예ㆍ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이 다른 지자체에서는 촘촘히 운영되는 반면 석탄 화력과 제철, 석유화학 등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충남은 상대적으로 엉성한 것을 방증하고 있다.
올해 대폭 확충되는 대기오염측정시설 역시 중국과 지리적 인접성으로 대기오염 체감도가 민감한 충남에서 오히려 방치하다가 뒤늦게 한꺼번에 확충하면서 ‘몰아치기 예산’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도(道) 단위 지자체별 대기오염 측정소는 지난해 말 현재 경기도가 84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23곳, 경북 18곳, 전남 17곳, 전북 16곳, 충북 13곳, 강원 11곳 등 충남보다 모두 많았다. 심지어 서울(39곳), 인천(21곳), 부산(21곳), 울산(15곳), 대구(14곳) 등 감시면적이 상대적으로 적은 광역시보다도 턱없이 부족했다.
충남도의회 역시 지난달 2017년 제1회 추경안 심사에서 “서해안에 산재한 화력발전소와 제철, 석유화학단지 등 대기오염에 대한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원인규명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충남도의 대기환경정책을 질타했었다.
충남 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충남 전체가 1개 권역으로 운영돼 예ㆍ경보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문제점 해소를 위해 측정소를 늘리는 중”이라며 “당장 권역망을 확대하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로 지역별 현황을 세분해 SNS 등을 통해 대체서비스하는 방법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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