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심각해 지면서 어학사전에도 등록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안전이별’이 화두다.
2일 한 유명 포털 사이트에 ‘안전이별’이란 단어가 검색어 상위링크를 차지하는 등 SNS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안전이별’은 사귀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스토킹, 감금, 구타, 협박 없이 자신의 안위와 자존감을 보전하면서 이별하는 것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안전 이별을 위해 만나지 않고 카톡으로만 이별을 통보하는 방식 등 다치지 않고 이별하는 방식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안전이별’이 신조어로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데이트 폭력이 원인이다.
연인이나 배우자의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지르는 이별범죄와 연인사이에 수위 높은 데이트 폭력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안전이별 방식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살인미수·살인까지 이르는 데이트 폭력은 해마다 건수가 늘어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으로 지난해에만 8367명(449명)이 입건됐다. 전년 대비 675명(8.8%)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6월까지 적발된 데이트폭력 사범은 45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9명(4.3%) 늘었다.
2011~2015년까지 연인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233명으로, 한 해에 46명가량 데이트 폭력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피해자 상당수가 폭력의 정도가 심해지기 전까지 폭력인 줄 모르거나 폭력인 걸 알지만 데이트 폭력을 사소한 사랑싸움으로 여긴다.
또 사회적 분위기, 보복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도움을 청하거나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데이트 폭력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대전 지역에서도 데이트 폭력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14일 오후 11시 50분께 대전 유성구 한 노래방에서 A씨는 노래를 부르던 중 여자친구(17)가 취소 버튼을 누른데 격분해 주먹으로 얼굴 등을 때려 앞니 1개를 부러뜨렸다.
전국적으로 데이트 폭력이 날로 심각해지자 대전경찰은 지난 6월 12일부터 특별 신고 기간으로 지정하고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은 인지하는 시간이 길어져 문제다”며 “피해자들이 피해경위에 관해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제도적 장치를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 대부분이 보복범행이 무서워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순찰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적극적인 신고만이 데이트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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