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가입자 추후 움직임 예의주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돌풍에 시중은행들이 고객 잡기에 나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5일(1일 오후 1시 기준)만에 계좌 개설 수가 100만건을 훌쩍 뛰어넘으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178만 건을 달하며, 지금도 매시간 1만명씩 카카오뱅크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인기몰이에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인지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보다 예금 금리는 높고, 대출 금리는 낮다는 점이 고객들을 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중은행들도 새로운 상품 출시와 다양한 혜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일정 등급 이상의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대출 상품들을 선보였다. 지난달 27일에는 소득증명서 없이도 300만원까지 바로 빌릴 수 있는 ‘KB 리브 간편대출’을 출시했고 지난 1일에는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KB 주거래고객 우대대출’도 내놨다. 골드스타등급 이상만 신청할 수 있으며 KB국민은행 거래 실적으로 대출 승인 여부와 한도를 결정한다. KEB하나은행도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려주는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내놨다. 대출 대상은 공무원과 교사, 하나은행이 지정한 기업의 임직원으로 우량고객 중심이다.
해외 송금수수료도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비대면 채널로 해외 송금을 하면 500달러 이하는 2500원, 500달러 초과 3000달러 이하면 5000원으로 송금할 수 있는 해외 송금수수료 우대 이벤트를 시작했다. 하나은행도 수취인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간단히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송금수수료는 500달러까지는 5000원, 500달러 초과액은 7000원이다.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2금융권도 비상이다. 상대적으로 노령층이 많이 이용해 당장은 큰 타격이 없지만, 젊은 고객 중심으로 0.1%의 이자라도 더 받기 위해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전 내 신협과 새마을금고, 저축은행은 특판 예금상품, 고금리 적금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고객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갈수록 비대면 영업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긴장감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 돌풍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른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실제 이용 목적보다는 호기심에 가입한 고객이나 소액 거래자가 많을 것”이라며 “가입자들이 카카오뱅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큰 수익을 차지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대면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을 취급하지 않는 점도 시중은행이 여유로운 이유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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