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선언문 발표..‘보수우파 세력’ 통합
‘철저한 혁신을 통해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고….’(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 中)
자유한국당이 ‘혁신선언문’을 발표한 2일 충청권 보수 진영은 크게 요동쳤다. 이번 발표가 본격적인 혁신 작업의 돌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날 한국당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이 밝힌 혁신 구상과 맞물려 여파는 더욱 컸다. ‘보수우파 세력 통합’ 대목을 두고도 여러 말이 나오는 등 하루 종일 후폭풍이 이어졌다.
한국당 혁신위원회는 이날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혁신선언문은 당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혁신의 방향과 철학을 제시했다.
류석춘 위원장은 혁신선언문을 발표하며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고 했다.
선언문엔 한국당의 현 상황이 ‘절체절명의 위기’로 표현돼 있다. 구체적인 목표도 담겼는데, ‘철저한 혁신을 통해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여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거였다. 위기 극복을 위해 ‘자기 혁신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당부도 빠지지 않았다.
혁신선언문이 발표되자 지역에선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왔다. 밑바닥부터 전면적인 인적·조직쇄신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이은권 위원장이 ‘총대를 메겠다’며 강한 혁신 의지를 밝힌 터라 관심 또한 높았다.
이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강도 높은 인적쇄신, 조직개편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대표적인 게 내년 지방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 각 당협별로 30대 청년을 할당 공천하는 방안이다.
한 지방의원은 “중앙당이 혁신선언문을 발표한 만큼 실질적인 혁신 작업이 시작되지 않겠냐”며 “솔직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칼바람이 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을 계속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중앙당은 당원협의회 조직혁신을 목표로 당무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소식을 접한 각 당협과 당원들 사이에선 혁신 대상과 규모, 범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며 개의치 않는 이들도 있었으나, 대부분 ‘이번엔 진짜’라는 반응을 보였다.
선언문의 ‘보수우파 세력 통합’ 대목도 논란거리였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각 당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들에게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보수 통합에 대해 “인위적 통합은 혁신위 차원에서 결정된 바 없다”며 “혁신위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면 바른정당이나 보수세력 통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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