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계파정치 구태” 친박청산 빠졌지만 사실상 친박계 겨냥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2일 혁신선언문을 발표하고 당의 새로운 가치로 ‘신보수주의’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와 함께 대선패배와 당 지지기반 붕괴에 대해선 계파정치를 원인으로 진단, 사실상 당내 친박계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며 밝혔다.
류 위원장은 선언문에서 이날 내세운 신보수주의에 대한 좌표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당은 철저한 혁신을 통해 분열된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고 자유민주 진영의 단합된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고 자유민주 통일을 이룩할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를 위해 혁신위는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신보수주의는 부정부패와 반칙, 특권을 배격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법치주의에 기초해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며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도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는 국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서민중심경제에 대해선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하고 배격하는 혁신을 통해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민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한다”고 정의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혁신위가 이날 제시한 신보수주의는 이른바 광장 민주주의를 막기 위한 대의제 민주주의 실현과 산업화·민주화 세력의 기득권을 모두 배제한 서민중심 경제를 두 축으로 하는 보수 가치를 의미한다고 풀이된다.
류 위원장은 당 지지기반 붕괴와 대선 패배와 관련해 “계파정치라는 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급기야 야당의 하나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며 “한국당의 무사안일주의와 정치적 타락은 총선 공천 실패, 대통령 탄핵, 대선 실패라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 안팎에선 혁신위 출범 직후부터 논란이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친박 계파 청산에 대해 선언문에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계파정치와 탄핵의 문제를 지적한 것은 당의 국민적 신뢰추락 원인이 친박계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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