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복지재단과 기능 일부 중첩, 공단화 가능성도
최근 정부가 광역자치단체에 보육·요양을 담당케 하는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추진키로 하면서 대전시 복지부처·기관들이 정부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직의 기능 조정은 물론, 기능 재분배, 복지재단 형태가 공단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정부에서 구체적 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현재로선 동향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17개 시·도별로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 아동보육과 노인요양 등의 공공서비스 제공을 적극 강화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회서비스공단은 광역자치단체에 설립, 직영 시설에 근무하는 보육교사와 요양보호사 등의 종사자를 직접 고용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엔 일자리를 늘리는 것만 아니라 복지 수요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틀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박광온 대변인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사회서비스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공단이 분영하는 시설 종사자에 대한 교육·훈련 등 역량개발을 통해 서비스의 질이나 종사자 처우를 균질하게 향상시키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현재 대전시의 경우 복지서비스를 담당하는 ‘사회서비스공단’과 성격이 비슷한 복지재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권과 시 일각에선 재단의 공단화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새로운 공단을 만들기엔 업무 중복의 우려가 있고, 기존 재단의 기능 전환으로 업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현재의 기능만으론 사회서비스공단이 목표로 할 업무를 모두 실행키 어려운 한계도 있는 만큼, 시 보건복지여성국내 일부 기능 이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와 복지재단 등은 태스크 포스(TF)를 설치하는 등 정부의 정책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것이 아닌 만큼 정책이 어떻게 추진될 지 지켜봐야한다는 판단에서다.
재원 마련 없이는 공단이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것도 한 이유다. 국정기획위의 구상으로는 공공 전환을 원하는 시설 등의 매입 가능성도 제기되는데다가 이를 운영할 예산도 필요하다. 자칫 생색은 정부가 내고 책임과 돈은 지자체가 떠맡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사회서비스공단은 민간 위탁시설에서 발생하는 종사자 처우나 서비스 질 저하를 제고하고, 직접적 기관 운영으로 민간을 리딩하자는 컨셉으로 서울시처럼 기초단체가 어린이집을 이미 직영하는 경우도 있어 견학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기획자문위에서 보건복지부로 업무를 이관했지만 아직 세부지침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우리 시엔 재단이 있어 지침이 어떻게 내려올 지는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재단 측도 “업무범위가 달라질 것 같은데 구체화된 내용이 없어서 지켜보는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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