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가 천만 관객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 5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군함도'의 성적은 아직도 최다 관객수 기록이 깨지지 않은 영화 '명량'과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다.
엄청난 가속도가 붙은 '군함도'의 흥행세는 2일 째 100만, 3일 째 200만, 4일 째 300만 관객수를 기록해왔다. 하루에 빠짐없이 100만 명 정도가 '군함도'를 관람했다는 이야기다.
여름 성수기 시장의 첫 포문을 연 '군함도'는 끝까지 천만 관객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이 속도대로라면 현재로서는 무난하게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는 존재한다. 스크린 독과점, 역사 왜곡 논란 등 '군함도'를 둘러싼 부정적 분위기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군함도'가 처한 특수 상황에 주목했다.
김 분석가는 “'군함도'가 맞은 상황은 기존 사례들과 여러모로 다르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2,000개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기존 영화들보다 일찍 터졌다. 보통은 개봉 첫 날이 아니라 어느 정도 흥행 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관객 반응들도 이례적이다. 이 정도 흥행작들은 관객들의 '우호적인 평'이 주를 이루고 그 후에 '비판적인 평'이 나오면서 균형을 맞춘다. 그런데 '군함도'는 개봉 첫 날 조조부터 비판적인 평가들이 쏟아졌고 그 반발로 우호적인 평이 나오고 있다. 비판적인 관객들이 개봉 첫 날부터 영화를 챙겨봤다는 이야기다. 논란의 구도도 기존과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평론가 대 관객 구도인데, 이번에는 관객 대 관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여름 시장에 '쌍천만'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올해 여름 시장(6~8월)에는 예년보다 400만 관객 정도 여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 분석가는 “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올 여름 시장은 지난해의 역대 최다 관객수를 경신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겨울 시장부터 지금까지 누적된 400만 관객 정도 여유가 있는데 그 파이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개별영화 흥행의 관건이다. 만약 작년 여름 수준 정도로 유지된다면 추석 연휴가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다”면서 “지금 확실한 건 틈새가 생겼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 관객들을 위한 영화가 없다. 가볍고 유쾌하면서 가족끼리 보기 좋은 '슈퍼배드 3'와 '청년경찰'이 오히려 틈새 흥행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말, '지옥섬' 군함도에 끌려간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탈출기를 담은 영화다. 배우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수안 등이 출연했다.
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