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 |
“정맥류 예방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무더운 여름철에는 짧은 치마, 핫팬츠 등 한껏 멋을 뽐내는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림의 떡인 사람들이 있다. 흉하기까지 한 종아리 부위에 검붉은 핏줄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질환 때문이다. 이 질환은 다리에 있는 정맥의 피가 심장 쪽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정맥판막이 망가져 생기는 것으로 성인의 약 10~35% 이상에서 발생하며 나이가 들면서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의 도움말로 하지정맥류에 대해 알아봤다.
▲초기 정맥류 방치하면 수술 피할 수 없어 = 하지정맥류는 가족력과 임신, 경구용 피임제 복용, 하루에 6시간 이상 서 있는 직업, 비만, X선 및 자외선 노출, 혈전 정맥염의 병력, 변비, 꽉 끼는 옷의 착용,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여성 하지정맥류 환자는 임신 기간 중에 하지정맥류를 처음 경험하는데, 이는 임신 중에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하지정맥류는 별다른 증상 없이 외관 및 미용의 문제만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특히 여성은 다리 노출을 꺼려 치마나 반바지를 입지 못하고 대중목용탕에도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황정기 교수는 “이 상태를 방치하면 다리가 무겁거나 둔해지는 느낌이 있으며 붓거나 화끈거리는 통증, 다리에 쥐가 자주 나고, 야간 근육 경련 등이 발생한다”며 “이러한 증상들은 자고 일어나거나 누워서 다리를 올리고 있으면 좋아지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많으나 하지정맥류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방치하면 골반 내 울혈증후군 발생할 수도 = 초기 하지정맥류는 그 범위도 작고 정도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방법도 간단하고 결과도 좋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정도가 심해지면서 피부변색, 피부염, 궤양, 혈관염, 출혈, 만성하지부종 등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치료 또한 복잡해져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정맥류로 인해 골반 내 울혈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증후군은 골반정맥 또는 난소의 정맥기능부전이 원인이며 하지, 외음부, 엉덩이, 복부 등에 정맥류를 일으킨다. 증상은 다양하며 오래 서있거나, 물건을 들 때 심해지는 만성 골반통증, 성교시 통증, 월경곤란증, 배뇨곤란, 외음부 정맥류 등을 들 수 있다. 진단은 혈관초음파, CT, MRI 등으로 가능하고 치료는 초기에는 혈관경화용법으로 가능하나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 혹은 코일 등을 이용한 골반 내 정맥색전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레이저 및 고주파제거술이 효과적 = 정맥류를 치료하는 방법에는 크게 보존요법(압박요법), 경화요법, 수술 요법 등이 있다. 먼저 보존적 치료는 다양한 정맥류 수술법이 발달함에도 아직까지 매우 중요한 치료법이다. 경미한 정맥류나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임산부의 일시적 정맥확장 등이 발생했을 때 다리를 올리거나 자주 걷거나 발목관절운동 등으로 장딴지 근육이 수축하도록 해 피의 순환을 돕는 것은 매우 유용한 보존요법이다. 또한 압박붕대나 정맥류용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압박요법은 금기 환자를 제외하고 증상을 호전시키고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경화요법은 기능을 소실한 정맥의 혈관내피세포에 손상을 주는 약물을 이용해 정맥류의 진행을 막는 치료법이다. 적응증은 3~4mm 이하의 모세확장증 또는 망상형 혈관, 복재정맥 역류가 없는 단독정맥류, 무릎 이하의 정맥류, 재발성 정맥류 등이며 다른 치료의 보조적인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장점은 외관상 흉터가 없고 통증과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리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좋은 예방법 = 장시간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서 있으면 정맥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가볍게 걷기, 수시로 다리를 들어 올려주기, 자주 다리를 구부리거나 펴기, 발목 돌리기, 수영 등 규칙적인 운동은 다리 근력과 정맥벽을 강화시키며 정맥혈의 순환을 원활히 해줘 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가피하게 오래 서 있어야 할 경우에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제자리 걷기 운동을 하면 정맥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만도 정맥류의 유발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엉덩이나 허벅지가 꽉 조이는 옷을 입거나 허리띠를 너무 조이는 등의 행위만으로도 압력이 낮은 정맥의 순환에 방해를 받아 하지정맥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이 정맥류 악화예방에 도움이 되며, 밤에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방법도 정맥벽의 부담을 줄여줘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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