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휴가를 맞아 대전에 온 지인과 함께 대전구장에서 LG트윈스와의 경기를 보았다. 야구장에 두 번째 와본다는 지인이 경기를 보고 나서 혹시라도 야구에 대한 흥미가 사라질까봐 내심 조금은 불안했다.
그러나 혼자만의 걱정이었다. 선발투수 김재영의 호투, 동점 홈런과 도루까지 열심히 치고 달린 로사리오, 그리고 박정진과 마무리 정우람까지 완벽한 모습으로 한화이글스가 승리하는 모습, 한화이글스 팬들이 다양한 응원가를 부르며 즐겁게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한화이글스에 더 큰 관심이 생긴 듯 했다.
사실 평소 야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같이 직관을 가면 매우 흥미롭게 이야기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각 선수들마다 정해져 있는 응원가들이다.
최근 몇 년간 한화이글스 응원곡 중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던 곡은 아마도 정근우 선수 응원가였던 인디아나존스 OST 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저작권 문제로 인디아나존스 OST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바로 저작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저작인격권’ 때문이다.
저작권법에는 저작자를 위해 저작인격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과 성명표시권, 그리고 동일성유지권 세 가지 권리가 있다. 이 중 응원가 사용 시 문제되는 것은 동일성유지권이다. 프로야구 응원가의 경우 원곡을 편곡하거나 개사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원곡의 동일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고, 이는 결국 저작자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저작자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응원곡 저작권 문제는 각 구단 모두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경우에는 반주만 잠깐 틀고 그 뒤로는 팬들이 육성으로 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화이글스는 올 시즌 시작 전 응원가에 대해 자체 필터링을 실시하고 저작권 문제가 있는 곡들에 대해서는 저작자들과 사용에 관한 합의를 하고 저작권료를 부담하여 팬들에게 친숙한 기존 응원가를 살리려고 최대한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근우 선수의 응원가처럼 원작자가 너무 높은 비용을 불러 사용할 수 없는 곡이나 외국 곡들은 다른 곡으로 대체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고, 이는 응원가 저작권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각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을 하는 재미는 한국 프로야구만의 매력이다. 저작권 문제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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