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 차량통제 기둥이 제거돼 구멍이 생겨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
피해가족 당직실 민원 접수에도 사후처리 늑장대응 분통
대전 서구 둔산동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난 25일 오후 9시께 가족과 함께 중구 은행동 원도심 나들이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으능정이와 대제로를 잇는 보도를 두 자녀와 나란히 걷던 이씨의 4살배기 막내아들의 발이 차량진입통제 바리게이트 기둥을 설치하는 구멍에 빠지면서다. 이씨의 아들 발이 빠진 구멍은 약 20cm 깊이로 온갖 쓰레기와 오물로 차 있었다. 관리가 미흡한 구멍에 빠진 아이의 발은 당연히 더러워졌고 그로 인해 가족들의 기분도 나빠졌다. 이씨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고 직후 이씨는 중구 당직실에 전화해 사고 사실을 알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지만 중구는 ‘묵묵부답’이었다. 사흘이 지나도 중구에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이씨는 “문화의 중구라는 캐치프라이즈가 무색하게 하는 안전불감증과 관리소홀, 사고수습까지 너무 무책임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전 중구가 시민의 안전에 피해를 입히고도 안일한 행정으로 대처해 비판을 받고 있다.
구는 그동안 각종 원도심 정비사업으로 도로 개선 등에 예산을 투입해 왔지만, 정작 시민의 안전 의식에는 미온적이란 지적이다. 또 당직실을 통한 민원 접수에도 불구 민원인에게 연락은 커녕 해당 사고 장소에 대한 사후 안전 조치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해당 사건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해당 민원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당시 당직자였던 총무계 직원이 해당 민원을 건설과로 전달했지만 주무 부서인 건설과 직원이 해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과 직원은 29일 오전 민원인에게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해당 직원은 “대제로 차 없는 거리 조성 중 상인들이 볼라드를 제거하면서 사고 위험이 생겼다”며 “사고 다음달 당직민원이 많이 접수됐는데 민원 5건 중 마지막 한 건을 못 보고 넘어가는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사고가 난 것에 대해 민원인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임효인 기자 hyoyo@
▲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 차량통제 기둥이 제거돼 구멍이 생겨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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