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정부 지침 및 방향성이 우선돼야”
“대전시의 내년 국비요청 사업을 보니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이 빠져 있었다. 대전시는 중앙정부가 체계적인 추진 장치가 확정이 안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사업의 특수성과 시민들의 열망, 장애어린이 대상 사업이라는 측면을 인식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이 지난 27일 지역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이는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추진 절차에 박 의원과 대전시의 시각차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전시의회도 지난 28일 박정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촉구 건의안을 통해 “권역별 어린이재활병원의 우선시범지역으로 대전이 선정되려면 부지 확보 등 대전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나 시의회는 대선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대비해 시가 예산 확보나 부지 마련 등의 선제적 노력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는 정부에서 구체적 추진 방향이나 설립 지침 없인 진행키 어렵다는 처지다. 병원 건립이 어떤 형태로, 어디에 이뤄질 지도 모르는데 예산부터 신청하는 것이 맞느냐는 얘기다.
시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부가 어린이재활병원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지침이나 방향성이 나온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예산을 신청하려고 해도 관련된 프로세스가 있는데, 벌써부터 예산을 논하기엔 너무 앞서가는 일”이라고 했다.
시는 지난 대선에서 150병상·170명 종사자 규모로 국립예산정책처의 건립비용 추계를 기반으로 총 416억원의 사업비를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중앙부처가 세울 가이드라인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는 대전세종연구원에 의뢰, 지난 4월부터 어린이재활병원 건립타당성 용역에 착수했으며, 중앙부처와 유기적 협조로 건립방향과 사업규모 및 위치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권선택 시장은 지난 13일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이 참여한 토론회에서 정부에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의 방향성 제시를 촉구했다.
권 시장은 당시 “이제는 액션이 필요한 시기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시가 시행 중인 용역을 보건복지부에도 제공할 의사가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했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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