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초지자체들이 뿔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중앙과 지방정부 간 원할한 소통을 가지자는 취지에서 시·도지사들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 추진을 약속한 가운데 회의의 구성원이 광역단체 위주로 이뤄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제2차 공동회장단은 지난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정부에 시·군·구의 지방분권정책 추진 참여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채택한 성명서에서 “지방분권은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것인데 시·도와 시·군·구에 적절하게 배분돼야 한다”면서 “시·도를 대상으로 한 지방분권은 풀뿌리 기초단체인 시·군·구를 도외시한 절름발이 분권이고, 시·도 자치만 살찌우는 기형적인 불균형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거듭해서 “국가 주요정책은 시·도만 아니라 국민생활의 터전인 시·군·구에서 최종적으로 집행되는 것으로, 지방분권과 지방과의 소통·협력을 시·도지사로 한정하는 것은 과거 관치시대와 같이 시·군·구를 시·도의 하부기관으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제2국무회의가 아닌 지방4단체가 고루 참여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신설도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제2국무회의 신설을 뒷받침하는 김영진 의원 등이 발의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반대 의견을 제출하기로 중지를 모으는 한편, 시·군·구 지방자치의 중요성과 지방분권개헌 추진에 필요한 이해와 소통을 위해 회장단과 문 대통령 간 간담회 개최도 추진키로 했다.
협의회는 같은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가 참여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설치를 직접 건의했다.
법률적 집행권을 가지고 지방분권 정책을 독립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방분권추진기구’ 설치도 제안했으며, 주민밀착형 시·군·구 자치경찰제, 지방재정의 실질적 확충, 부단체장 직급 상향을 위한 법령개정 등도 건의했다. 이들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국정설명회 개최도 요청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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