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청장 “수사권 독립 본질은 상호견제와 균형관계”
대전 출신 황운하(55)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경무관)이 수사권 독립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경찰청은 28일 황 단장을 울산경찰청장(치안감)으로 내정하는 등 치안감 4명 승진을 포함한 9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치안감은 경찰 내에서 서열 세번째 위치다. 서울과 부산, 인천, 경기남부청을 제외한 13개 지방청장과 경찰청 국장급에 해당한다.
황 청장은 이번 경찰 치안총감, 치안정감, 치안감 등 고위직 인사에서 유일한 충청 출신 승진자다.
대전에서 태어난 황 청장은 경찰대 1기로 경찰 제복을 입었다. 이후 황 청장은 용산서 형사과장, 강남서 형사과장, 경찰청 수사권조정팀장, 대전 중부서장, 서울 송파경찰서장, 경찰청 수사기획관, 대전경찰청 제2부장,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경찰대학 교수부장 등을 지냈다.
황 청장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갈등 때마다 내부 강경파로 꼽혀온 인물이다.
황 청장의 승진소식은 일각에선 능력과 대비해 경찰대 1기의 더딘 승진이라는 반응이다.
총경으로 대전 서부서장을 맡았던 지난 2006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 측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내부게시판에 올렸다가 좌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황 청장은 수사구조개혁단장 발령을 받으며 “검찰은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 되어 국민적 개혁 대상 1호가 됐다”며 검찰에 날 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황 청장은 경찰 내에서 수사권 독립을 강력하게 주장해 온 경찰 내 ‘검찰 저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경무관 정년 마지막으로 승진에서 누락될 경우 퇴임해야 했던 황 청장은 이번 인사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황 청장은 지난 중도일보와 인터뷰에서 경찰 수사권 독립에 대해 “본질은 경찰과 검찰이 상호 견제와 균형의 관계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검사에게 모든 권한을 집중시킨 기존 형사사법제도에서 비롯되는 각종 적폐를 해소하고, 형사사법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민주화ㆍ선진화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은 본질이 사라지고 기관간 권한다툼이나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되는 것이 몹시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민갑룡 서울청 차장은 경찰청 기획조정관으로, 이재열 울산청장은 경찰청 보안국장으로, 정창배 경찰청 정보국장은 서울청 차장으로, 배용주 경찰청 보안국장은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원경환 경찰청 수사국장은 경남지방경찰청장으로 전보했다. 구창민ㆍ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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