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 군사압박 거세져, 한미동맹 디커플링 우려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北추가도발 촉각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북 대화를 중시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의 판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으며 한미의 군사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미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다음달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도발도 점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 새벽 국가안보회의(NSC) 전체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이번 미사일 발사로 동북아 안보구도에 근본적 변화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독일순방에서 들고 나왔던 대북 대화를 기조로한 이른바 ‘베를린 구상’의 이행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잔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의 추가 배치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제재 방안 강구, 한·미 미사일 지침의 개정협상 개시를 공식 제의 등이 이같은 기류를 반증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같은 강경기조 속에서도 대화의 동력 자체를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재와 압박을 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방안찾기에 소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는 한반도 안보정세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이다.
우선 한미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세지이 일한으로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전개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출동이 예상되는 전략무기는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B-1B와 B-52 폭격기, F-22·F-35B 전투기 등이 거론된다.
육군과 주한미군은 북한의 ICBM급 도발 6시간 뒤인 이날 오전 5시 45분 동해안에서 2번째 한미 연합 미사일 동시 사격훈련을 하며 유사시 북한 지휘부 타격능력을 과시했다.
사격에는 한국군 현무-2 탄도미사일과 미8군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탄도미사일이 동원됐다.
한미 군 수뇌부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군사 옵션’을 사용하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ICBM 기술 완성단계에 성큼 다가섬에 따라 한미동맹의 균열 가능성도 제기하기도 한다.
유사시 북한이 미국 본토 핵공격을 위협하면 미국이 자국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과연 한반도에 대한 확장억제력을 높일 것인가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린다는 것이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자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동맹국에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맹의 ‘디커플링’(decoupling·이탈)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북한은 다음달 2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핑계로 추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8일 오후 11시 41분 자강도 무평리 인근에서 ICBM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기를 동해 상으로 발사했고 우리 군당국은 이에 대해 최고 고도는 약 3700㎞, 비행거리는 1000㎞로 사거리 기준 ‘화성-14형’ 보다 진전된 ICBM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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