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우수상도 교과 우수상으로 전환되는 추세
학교를 결석하지 않고 매일 출석하는 성실한 학생에게 주던 ‘개근상’이 사라지고 있다.
개근상을 받기 위해 일부 학생들이 편법을 사용하는 등 당초 상장의 취지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상장 수여는 학교장의 재량이기 때문에 정확한 현황은 없지만, 대전교육청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개근상을 폐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근상에 대한 논란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개근상을 받기 위해 몸이 아파도 무리해서 학교에 출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교육부는 학생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개근상 폐지를 공론화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개근상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있었으나 현장체험학습이 활성화되면서 폐지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체험학습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부분 학교는 보고서만 제출하면 연간 10일 이내에서 출석을 인정해 줬다.
과거에는 개근상을 받기 위해 몸이 아파도 무리하게 출석했다면 현장체험학습이 활성화된 후로는 자녀가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날이면 체험학습을 하지 않고도 거짓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어릴적부터 편법을 접하게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개근상을 폐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전체적인 학업성적에 따라 상을 주는 학업우수상도 폐지되는 추세다. 성적 순으로 상장을 주면 학생들이 어릴적부터 지나친 경쟁 의식을 갖게 된다는 것이 폐지의 주된 이유다.
일부 학교는 전체적인 학업성적이 아니라 교과별로 상장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평균 80점 이상이면 상장을 준다고 했을 때 수학 95점, 영어 95점, 과학 50점을 받은 학생과 수학 80, 영어 80, 과학 80점을 받은 학생을 비교했을 때 어떤 학생이 학업우수자인지 판단하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에서는 과목별로 우수한 학생들에게 상장을 줌으로써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근상은 폐지됐지만 학교마다 다양한 상장을 학생들에게 줌으로써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전 지역은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기성장평가를 통해 학생 개인의 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직접 피드백해 줌으로써 학생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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