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둔산동 한 시중은행 입구에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 혜택을 적어놓은 현수막이 결려있다 |
금융권, 수수료 낮추고 접근성 높여 경쟁 나서
개인형 퇴직연금(IRPㆍ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시장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퇴직금을 받거나 퇴직연금제도 도입 회사에 1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었던 IRP가 26일부터 자영업자나 공무원, 교직원 등 사실상 소득이 있는 근로자 모두에게 개방되면서 730만 명에 달하는 시장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에 불이 붙었다.
26일 고용노동부는 신한은행 본점 영업점에서 행사를 갖고 IRP에 처음으로 가입한 자영업자인 장보균씨를 격려했다고 밝혔다.
IRP는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받은 퇴직급여를 퇴직연금 계좌에 다시 적립해서 만 55살 이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연간 1800만원 한도에서 자기 부담으로 추가 적립해 노후자금을 모을 수 있다. 연금저축과 합산해 최대 연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날부터 ISP 가입 대상을 대폭 넓혔다.
지역 내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은 일제히 IRP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IRP는 이자 대신 운용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수수료를 받는다.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 고심 중인 은행 입장에서는 블루오션 상품이다.
시중은행들은 내부 교육은 물론 다양한 경품을 내건 사전예약 마케팅을 벌였고, 고객의 체감효과가 큰 수수료를 낮추는 출혈 경쟁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26일 개인형 IRP의 자기부담금 수수료를 현행 0.4%에서 0.29%로 0.11%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부터 ‘모두의 IRP 이벤트’를 실시, IRP 가입 고객에게 GS편의점 5000원 상품권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이벤트와 함께 고객 모집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IRP 가입 고객에 한해 운용 수수료를 50% 인하한다. 지난 5월부터 IRP 예약판매에 나선 우리은행은 비대면 고객 중심으로 젊은 층의 고객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역시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이달 초 회의에서 IRP를 미래 먹거리로 이야기한만큼 신한은행과 비슷한 수수료 인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EB하나은행은 가입 금액에 따라 최고 2% 초반의 고정금리 상품을 IRP에 편입해 운영하고, 해외 분산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 상품 구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개인형IRP 개인납입분에 대한 운영·관리 수수료를 폐지했고,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최초로 개인형 퇴직연금(IRP)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한다.
금융당국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과당 경쟁에 대해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달 초 IRP 가입 대상자 확대와 관련한 유의사항을 전 금융권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역금융권 한 관계자는 “IRP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금융사들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ISP의 수익률이 크게 높지 않고, 금융사 간 과당경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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