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외국인 친구신청, 금품요구 거절해야”
미 FBI서 주의할 정도로 성행…주의 필요
김모씨는 지난 4월 페이스 북에서 미국인 여성의 친구 신청을 수락하자 문자가 왔다. 여성은 본인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30대 군인으로 소개했다.
여성은 자신의 신분증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파병 생활하는 모습을 보내왔다. 김씨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었지만 여성과 수 주간 페이스북 메신저나 이메일 등으로 주고 받았다.
친분이 쌓이자 여성은 “전리품으로 얻은 거액의 달러를 보낼테니 한국에서 보관해 달라”며 부탁을 해왔다. 김씨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허락했다.
한 남성이 “돈을 가지고 외교행낭으로 들어오던 중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며 김씨에게 급히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해 왔다.
김씨는 사전에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터라 의심 없이 돈을 보내줬다. 하지만, 남성은 세금과 보관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더 요구했다.
김씨는 모두 4차례, 4300만원을 보낸 후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외국인 이성을 가장해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인 이른바 ‘로맨스 스캠’으로 밝혀졌다.
‘로맨스 스캠’은 미국에서는 연방수사국(FBI)이 경고할 정도로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42)씨 등 나이지리아 국적 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SNS에서 남성 또는 여성들에게 접근, 마치 사귀는 사이처럼 친밀감을 쌓은 뒤 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1명으로부터 6억 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고, 1인당 적게는 200만원부터 최고 1억 300만원까지 피해를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A씨 일당은 페이스북 프로필에 도용한 사진을 올려놓고, 여성 또는 남성들에게 친구신청을 하거나 쪽지를 보내 접근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에 파병된 미군이라거나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자산가로 소개했다.
이렇게 2주 넘게 마치 연인 사이처럼 자주 연락하고, 심지어 결혼 약속까지 해 신뢰를 쌓다 본색을 드러냈다.
A씨 일당이 피해자들에게 보내준 셀카나 물품 배송사진은 대부분 ‘가짜’였다. 해외에 있는 조직원들은 국내에 있는 A씨 등에게 지시를 내려 세관원이나 배송업체 직원이라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피해자들은 SNS서 만난 연인을 실제 본 적은 없었지만, 이미 친밀한 사이로 믿어 돈을 보냈다.
경찰은 “SNS로 낯선 외국인이 친구 요청을 하는 경우 일단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SNS 상에 너무 많은 개인정보를 노출하면 쉽게 범행 대상이 될 수 있고, 돈이나 물품 배송 등을 이유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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