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몰릴 위기에서 1년 연장해 만료 임박
상인·중구, 장기계약 또는 우선매수권 요구
지난해 삶의 터전을 잃을 뻔한 대전 중구 문화동 화훼단지 상인들이 다가오는 계약 종료를 앞두고 또다시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자체 사업에 협조하며 거처를 옮긴 이들의 안정적 생계유지를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5일 대전 중구와 문화동 화훼단지 ‘웰컴투 꽃마을’ 상인에 따르면 오는 10월 31일 자로 국방부와 중구 간의 3자 계약이 만료된다.
문화동 화훼단지는 2009년 홍명상가가 철거되면서 현재 장소(문화동 311-14번지·1688㎡)로 옮겨졌다. 지자체 현안사업이었던 생태하천 복원사업 ‘목척교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협조해 이전하는 조건으로 중구가 국방부 소유의 해당 부지 관리위탁 계약에 나선 덕분이었다. 상인들은 새로운 터전에 3억여 원의 시설 비용을 투자했고 화훼단지는 이후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국방부가 감사원 지적 사항과 계약 만료를 이유로 상인들의 철거를 통보했고 이에 상인들은 반발하며 계약 연장을 요구했다. 국방부는 당시 매각을 전제로 이주 등 준비를 위해 계약을 1년 연장했다.
약속한 계약 기간을 3개월여 앞둔 상인들은 또다시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봐 걱정이다. 힘들게 가꿔낸 터전이 또다시 거처를 잃게 될 경우 생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국방부나 중구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계약이 한 차례 이어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는 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도 크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3월 국방부 담당자가 중구를 방문했을 당시 중구에선 상인들을 위한 장기계약 연장과 그게 어려울 경우 점유자인 상인들이 우선 매입할 수 있는 우선권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국방부의 뚜렷한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국방부가 감사원 지적사항을 이유로 토지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취재 결과 해당 지적사항은 문화동 부지가 아닌 서울시 종로구의 한 대형 상가 건물이 들어선 부지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의 자산가치가 매년 떨어지고 있어 자산 운용이 부적절하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문화동 부지는 매년 공시지가가 오르고 있어 국방부가 제시한 근거가 미약하단 지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0월 말 이후 계약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약 기간은 정확한 계획이 결정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상인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주민입장에서 장기계약 연장이나 우선 매입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상인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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