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계 소득 증대→기업활동 개선→경제 성장 선순환 기대
소득주도 성장정책 한계성 지적, 국민 정치권 동의도 급선무
문재인 정부가 25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은 경제성장은 소득주도로, 경제 체질의 경우 일자리 위주로 판을 갈아치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저성장, 소득분배 악화라는 악순환 해결을 위해선 수출, 대기업을 경기 중심에 놓고 양적 성장에만 매달렸던 과거 경제 패러다임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소비 활동의 주체이자 분배 활동의 객체로만 여긴 가계를 경제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것이 현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비책이다.
경제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 1995년 이전까지 성장률이 연 0.08%p 떨어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며 연 0.26%p씩 하락하기 시작했다.
분배도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한국은 지니계수, 소득 5분위 배율 등 대표적인 소득분배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하위권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 경제가 흔들리는 이유는 그동안 정부가 인프라 등 물적 자본 투자 중심으로
경제 성장률, 수출 증가율, 무역 수지 등에 중점을 둔 과거의 경제패러다임을 답습했기 때문이라고 문재인 정부는 진단했다.
고용, 교육, 복지 등 사람에 대한 투자는 뒤로 밀려온 것이 오늘날 경제위기로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해결책은 사람 중심 경제로 요약된다.
성장의 견인차를 수출에서 소득으로 바꾸고 일자리 창출을 복합 경제 위기를 푸는 실마리로 보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달성, 기초연금 인상(연간 4조4000억원), 아동수당 도입(연간 2조6000억원) 등은 가계 소득을 늘려주고 취약계층에 적정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투영된 정책이다.
노동시장 재정투자를 총지출 증가율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도 사람 중심 투자, 일자리 최우선이라는 정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경제 민주화, 공정 경제 확립에도 방점이 찍힌 것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특징이다. 이와 관련 담합 근절을 위한 집단소송제 도입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통해 재벌 대기업의 담합,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행사 차단에 나선점이 주목된다.
이와 함께 대기업 협력이익 배분제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 동력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찾기로 한 것도 새로운 실험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같은 구상대로 될 경우 올해와 내년 모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0%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경제정책 바라보는 경제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먼저 저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일자리와 혁신, 소득주도 및 공정 경제를 경제 정책 방향으로 잡은 것은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노동과 사람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소득주도 성장 정책만으로 잠재 성장률이 높아진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새 경제정책이 자리 잡으려면 관련 법령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국민과 정치권의 동의와 참여를 끌어내는 것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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