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철씨 부부 정부대전청사에서 여행전시회
유럽과 중국, 일본, 뉴질랜드 3년의 기록 책에 담아
후배 공직자들에게 도전정신 깨워주고 싶어
“조직이라는 틀에 갇혀 있는 후배 공직자들에게 도전정신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자전거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최광철ㆍ안춘희 부부가 대전에 도착했다. 정부대전청사 1층 홀에서는 지난 24일부터 부부의 3년 여행기록을 담은 ‘수상한 여행展’이 개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강원도 원주시 부시장으로 퇴직한 최광철 씨는 퇴직 후 보름 만에 아내와 유럽으로 떠났다.
이 여행은 특별했다. 숙소 예약은 커녕 유명한 관광지를 순례하는 단순한 관광여행이 아니었다. 이동수단은 오직 자전거, 숙소는 텐트를 펼칠 수 있는 캠핑장이였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영국 에딘버러까지 자전거로 3500km를 달렸다. 텐트에서 쪽잠을 자며 90일을 보냈다. 산속에 갇혀 영국 경찰이 구출하러 오기도 했고, 영국 신혼부부가 집으로 초대하는 이색 경험도 했다.
퇴직후 2년차, 부부는 다시 자전거와 짐을 꾸렸다. 이번에는 중국과 일본을 종주하는 여행. 실크로드의 출발지인 시안을 출발해 황하유역, 베이징, 발해만, 선양을 30일 만에 넘었다. 곧장 일본으로 넘어가 도쿄-나고야-오사카-히로시마-돗토리로 20일간 여행이 이어졌다.
최광철 씨는 “첫해 여행지는 자전거 여행이 원활할 수 있는 유럽을 택했다. 자연경관은 물론 캠핑할 장소가 많아서 첫 여행으로는 제격이었다. 첫 여행을 마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두번째 여행지 중국과 일본은 무척이나 힘들었던 여행으로 기억한다. 잠을 잘 수 있는 캠핑장이 없어 여관이나 비즈니스호텔에서 묵었다. 일본에서는 뺑소니 사고를 당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세번째 여행은 부부와 공모를 통해 선발된 60세 이상 퇴직자 4명이 함께 떠났다. 올해 1월 프로젝트 팀명 ‘달려라 청춘’은 뉴질랜드로 47일간의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최광철 씨는 “새로운 여행지에 경험하게 되는 문화적 충격은 상당했다. 또 4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진정한 자유를 얻은 기분이었다. 내가 꿈꾸는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설계하고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전거 여행은 내 인생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후배 공직자들도 최광철 부부의 자전거 여행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록전 첫날부터 틈틈이 찾아와 사진을 둘러보고 마음으로만 품었던 여행을 현실로 바꾸는 용기를 얻어가고 있다. 최씨는 40년 공직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도 남겼다.
“네모진 조직이라는 틀에서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공직 세상에서 나와보니 나도 몰랐던 더 큰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후배들도 도전정신과 희망을 품고 살아가길 응원합니다.”
최광철, 안춘희 씨 부부의 자전거 페달은 내년에도 달릴 예정이다. 다음 여행지는 미주 혹은 동남아가 될 것이라고.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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