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종합병원 “효율적인 응급의료체계 확립 기대”
중앙 집권적인 응급의료관리체계를 지자체가 중심이 되도록 분권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응급의료기금(예산)과 관리를 직접 하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현실에 맞게 응급의료시스템을 관리하고 필요한 재정을 직접 사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이 지난 24일 주최한 제2차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가과제 심포지엄에서 지자체 중심의 분권화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날 ‘응급관리체계의 지방 분권화 방안’이라는 주제가 다뤄졌고, 현장에서 응급의료 환자를 적정하게 치료하고 지방 응급의료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관리체계를 지자체로 분권화해야 한다는 국내 의료계의 요구가 배경이 됐다.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신상도 서울대병원 교수(응급의학과)는 “우리나라는 지난 30년 동안 응급의료시스템이 개선되면서 전국 응급의료시설과 구급차 등이 어느 정도 잘 구비돼 있다”면서 “그러나 중앙 정부 중심으로 시스템이 갖춰지다 보니 지방정부는 구경꾼 또는 방관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중심으로 응급의료관리체계가 진행되다 보니, 응급의료 기금 독점 운영, 응급의료기관 등의 평가에 대한 독점,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 지정 독점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응급의료와 관련된 정책의 기획과 방향 설정은 정부에서 하고, 실질적인 운영 및 평가는 지자체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류현욱 경북대병원 교수(응급의학과)도 응급의료관리체계의 지방 분권화를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응급의료기금의 일부가 지방으로 넘어와야 하고, 지자체장이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지역 종합병원 한 관계자는 “지역마다 처해있는 의료현실이 차이가 있고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특성에 맞는 운영이 이뤄지면 보다 효율적으로 응급의료체계가 확립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역 의료계 일각에서는 응급의료관리체계의 지방 분권화 현실화가 험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지방 분권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예산과 관리의 기능을 지방으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아 응급의료관리체계의 지방 분권화 현실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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