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 개선 목소리
대전 고용센터 직업상담원 A씨는 한 사람 한 사람 상담 업무를 끝낼 때마다 남몰래 한숨을 내쉰다. 일반상담사인 A씨는 전임상담사와 같은 업무 과중을 안고 있지만 가장 기초적인 임금과 복지에서 차이가 벌어져 도무지 힘이 나지 않는다. 임금은 22%가량 차이 나고, 수당, 식대, 명절상여금조차 받지 못한다. 일반상담사 초봉은 4대 보험을 제외하고 나면 130만원 대다. 게다가 가장 기본적인 식대 비용조차 포함되지 않은 월급이다 보니 점심값을 제외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교통비도 포함되지 않다 보니 한숨은 더욱 깊어진다. A씨는 “전임상담사와 같은 업무를 하는데, 식대, 교통비, 수당 등 차이 나는 게 한둘이 아니다”라며 “생활비를 아끼고자 걸어서 출·퇴근하거나 도시락을 싸오는 직원들도 상당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25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던 대전 고용센터 A씨가 지난 몇 년간 가슴속에 삭혀왔던 얘기다. A씨는 “이제라도 같은 고충을 겪어왔던 일반상담사들과 근로환경 처우 개선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 기쁘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A씨와 같은 환경에 처한 고용연대조합 대전·충남·충북지역 고용센터 직업상담원 70여명은 지난 18일부터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전임상담사와 같은 임금과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 등에서 격차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직업상담사는 일반·전임·책임·선임·수석 등 5개로 분리되는데, 각 등급 호봉 차이가 8~9% 차이가 난다. 반면 일반상담원의 경우 전임상담원과의 차이는 22%다. 업무량은 같지만, 임금에서는 차이가 벌어져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이들이 파업을 선언하고 나온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B씨는 “혼자 벌어서 가정을 꾸리기는 불가능한 임금구조에 처해 있다”며 “일을 잘 하고 싶지만 다른 대우와 차별에서 지치다 못해 파업을 선언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상담원들은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참여하면 상담원은 이 사람이 취업하기 전까지 돌보는데, 맡은 인원이 과하다고 비난했다.
상담원은 이전의 경력을 확인하고, 어떤 일자리를 원하는지,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격증이 있는지 상담해 학원과 기술학교를 보낸다. 또 훈련 수당도 챙겨준다. 여기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을 돕고, 일자리를 알아본 뒤 알선한다. 더불어 취업에 성공하면 성공수당을 주고, 채용한 회사엔 고용촉진금을 전달한다. 이 모든 일이 1년안에 벌어진다. 적은 인원이면 감당하기 수월하겠지만 1년에 180~200건가량 처리 해야 하다 보니 업무량에 부담을 느낀다. 이들은 “임금과 복지도 중요하지만, 상담건수가 1년에 120건 미만으로 진행해야 질 좋은 상담이 가능하지 않겠냐”며 “노동부는 패키지 건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됐다”고 꼬집었다.
지역 직업상담원 70여명은 근무환경 개선과 임금 인상, 상담건수 조절 등의 건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무기한 파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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