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명 목표에 1300명 예상…기준 통합 필요성 제기
심각한 청년 취업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청년 수당 정책을 펴는 가운데, 지급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청년 수당 예산을 확보하고도 까다로운 기준 탓에 신청자가 미달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어 정부 사업과 맞춰 기준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대전시 등 지자체에 따르면 대전시는 청년취업 지원을 위해 올해 추경예산으로 108억원을 확보했다.
대표적 사업인 대전시 청년취업 희망카드는 대전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만 18~34세 미취업자에게 매월 30만원씩 6개월간 180만원까지 지원한다. 희망카드에 포인트를 적립해 차감하는 방식이다. 이 카드는 교육비와 면접비, 교통비, 식비 등 구직활동에 필요한 항목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시는 지난달 3일부터 14일까지 희망카드 발급 대상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1744명만 접수해 목표치 6000명에 크게 미달했다.
이마저도 구직활동 자체가 부실하거나 제출 서류가 미진한 대상자를 제외하면 대상자는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최종심사를 통과한 지원 대상자는 대략 1200~1300명이 될 것으로 시는 예측했다. 최종 선발 대상자는 24일부터 하나은행에서 청년취업 희망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시는 조만간 추가모집에 나설 계획이지만, 지급 기준 완화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사업목표 달성을 위해선 구비서류 등 완화가 필요하지만, 기준을 너무 완화할 경우 ‘퍼주기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
희망카드 발급을 위해선 구직활동 계획서, 등ㆍ초본, 미취업 대상 확인을 위한 고용보험 확인서, 소득확인을 위한 의료보험 실적 등을 제출해야 한다. 시는 24일 희망카드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지급기준 보완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타 지자체도 지급기준이 각기 다르다.
부산시는 청년취업 구직활동 지원사업으로 청년 디딤돌 카드를 발급ㆍ지원하고 있다. 부산에 1년 이상 거주한 만 18~34세 미취업 청년으로 2000명까지 지원한다.
소득 기준으로 경기도와 부산시는 중위소득 80% 이하지만, 대전시와 서울시는 중위소득 150% 이하까지 범위를 넓힌 상태다. 성남시는 소득기준 상관없이 30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 모두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지급되는 금액도 천차만별이다. 서울ㆍ경기 300만원, 부산 240만원, 대전 180만원, 경북ㆍ성남 100만원, 강원 90만원, 인천 60만원 등이다.
이처럼 지자체마다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수당 지급 기준과 방법이 달라 획일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국회에 청년기본법이 발의돼 있고, 이 법이 통과돼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면서 “지자체마다 다른 기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모델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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