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감토크 통해 두발 자유화 등 다양한 의견 제시
일부 학교에서 학생 통제수단으로 활용해 논란이 일었던 그린마일리지제에 대해 학부모들은 폐지보다는 개선을 통한 지속적인 운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마일리지제는 체벌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을 교육적으로 선도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이를 학생 통제수단으로 사용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A고등학교는 그린마일리지제를 운영하면서 퇴학 16명, 등교정지 92명, 특별교육 이수 97명, 사회봉사 57명, 교내봉사 154명 등 전교생 7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416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같은해 그린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한 초ㆍ중ㆍ고등학교는 164교다. 이 중 20곳이 넘는 학교가 50명 이상 징계처분했으며, 2013년부터 3년 간 22명의 학생이 퇴학 당해 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학부모들은 그린마일리지제의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만 개선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19일 대전교육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17회 대전교육 공감토크에서 박종희씨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규칙을 어기면 그냥 넘어가고, 문제학생이 규칙을 어기면 즉시 벌점을 부여하는 등 일부 교사들이 차별하면서 제도 자체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들의 불만은 요구조건이기도 하다. 교사들의 공정성 부문이 개선되면 생활지도가 바람직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임씨도 “학생들이 잘못을 했을 때 이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이 잘못을 해 벌점을 받았을 때 타당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훈육의 효과가 있지만, 교사의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갈 경우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발자유화 및 계절별 교복 착용 등 학생생활지도 전반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손해식씨는 “두발자유화인 중학교를 가기 위해 주소를 옮기는 초등학생이 있을 정도고,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두발자유화 공약을 낸 학생이 당선되는 사례도 많다”며 “교육청에서 어느 정도 두발의 자율성을 주던지 아예 규칙을 통일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민자씨는 “더위를 많이 타는 학생도 있고, 추위를 많이 타는 학생도 있는데, 교칙을 이유로 동복, 하복, 춘추복 마다 입는 기간을 정해 놓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것들은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동호 교육감은 “그린마일리지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오늘 나온 의견을 토대로 검토하겠다”며 “두발자유화의 경우 완전히 풀어주면 학생들이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학교 관계자, 학부모들과 소통을 통해 적절한 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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