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사 중 철근 절단 200여개 초과 절단… 시민검증단 시민회의에서 제기
“추가 검토 필요” vs “건물 전체 안전성에는 문제없어”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용 하나로(HANARO) 원자로 내진보강 공사 중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자력시설안전성시민검증단 검증활동 시민 중간보고회’에서다.
하나로에서는 외벽체에 구멍 약 1528개를 뚫어 수천 톤에 달하는 철재구조물을 벽에 지지하는 방식인 하이브리드 트러스(Hybrid-Truss) 공법으로 내진보강 공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구멍을 뚫는 공사 현장에서 본래 외벽체을 지지하는 철근을 219개(수직 173개ㆍ수평 46개) 초과 절단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제기됐던 의혹 중 외벽체 지지 철근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허재영 충남도립대 총장은 “작업절차서에 따르면 수평 철근 절단은 허용되지 않고 수직 철근은 1곳에 한해 절단할 수 있지만, 수평 철근도 절단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더욱 철근 절단 위치는 하단부에 집중돼 있어 안전성 평가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결과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세부 철근이 절단됐더라도 건물 전체 안전성에 대한 구조계산 결과, 여유도가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증단은 건물 전체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를 공개하고, 구조전문가에게 별도로 구조계산 의뢰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검증단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기된 사항은 많다.
외벽체에 뚫린 구멍인 앵커홀에 대해 실험(시뮬레이션), 1528개 완전 밀폐 여부 검토 등이다.
허 총장은 “내진보강 공사 후 상재하중 증가분에 대한 기초지지력의 안전율, 기동에 전달되는 응력증가분 검토는 적절했다”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원자력시설에 학회 또는 외부 전문가의 평가와 자문과정 없이 이뤄진 것은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원자력연구원은 당황스러운 반응이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건물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하나로 재가동을 통해 국가적으로 사용될 산업·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시민검증단의 1차 검증대상인 ▲하나로원자로 내진보강공사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사용후핵연료 분야에 대한 중간검증 결과, 향후 검증방향 등이 논의됐다.
박재묵 시민검증단 단장은 “2차 검증 과제인 연구원 안전관리시스템, 연구원의 방재시스템, 원자력안전 관련 제도 검증이 산적해 있지만 1차 검증이 완료되지 않아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다”며 “시민들이 제기한 의혹이 모두 풀릴 수 있도록 시민검증단은 1차 검증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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